바늘 필요없는 음반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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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세계의 음악애호가들은「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한지 l백5년만에 잡음이 전혀 없는 레코드를 감상할수 있게됐다.
지난 10윌l일 일본에서 사상최초로 디지틀 오디오 디스크(DAD)가 선을 보여 오디오광들을 흥분시켰다.
DAD는 수록되는 음을 디지틀화한 레코드. 즉 모든 음의음색·고저·강약등을 0과1의숫자를 조합한 부호로 바꾼것이다. 이렇게 디지틀화된 신호는 레이저광에의해 읽혀져 다시 애널로그로 해석되고 이해석된 음이 앰플리파이어에서 증폭되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DAD는 레코드플레이어에 바늘이 필요없고 디스크 자체에도 홈이 패어있을 필요가 없다.
시판되는 DAD는 필립스소니식인 CD(컴팩트디스크)시스팀. 지름 12㎝인 레코드의 겉면은 거울처럼 매끈하다. 그러나 DAD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복잡한 모양을 하고있다. 판의 맨위층인 알루미늄반사막 위에는 1·6미크론(1미크론은 1천분의1㎜)간격으로 피트라고 부르는 돌기가 선을 이루며 새겨있다. 이런 간격이라면 머리카락 1개굵기에 50개의 선이 들어갈수있어 비록 12㎝짜리 판이라도 1면의 녹음분량이 70분이나 된다.
DAD의 성능과 기능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로 실이 있지만 전혀 잡음이 없다는 점과 음역에서 웅장한 음의 재생이 뛰어나다고 평가되고있다.
DAD는 레이저가 디지틀 신호를 읽는 방식이기 때문에 판위에 먼지가 있더라도 영향을 받지않아 언제까지나 원음에 충실할수 있고 수명도 반영구적이다. 이것은 바늘을 사용하는재래식 레코드플레이어에서 음의 왜곡현상을 피할수 없고, 또 판에 먼지가 낀다거나 흠집이 생겼을때 잡음이 따르는 것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라고 볼수있다.
VTR처럼 생긴 DAD플레이어도 몇가지 장치를 갖고있다. DAD를 넣고 연주시간을 지정해주면 그 시간이 지나서 자동으로 멈추게 되며 계속 같은 음악을 듣고싶을때는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들을수도 있다.
레코드의 디지틀화는 이미 69년부터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음악적 내용을 수치화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 실용화가 늦어 통신음성의 디지틀화(디지틀전화교환기), 영상·음성의 디지틀화(비디오 디스크가 먼저 개발된 것만 보아도 음악감상을 위한 오디오의 어려움을 이해할수 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칩의 수용용량이 대폭적으로 늘어나면서 네덜란드의 필립스사와 일본의 소니사가 채택한 CD시스팀, 일본 빅터사의 AHD시스팀, 서독텔레풍켄사의 MD시스팀등이 상업적인 경쟁을 벌여 필립스-소니시스팀이 선두로 나서게 됐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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