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 "위대한 음악가는 곧 하나의 장르가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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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음악가는 곧 하나의 장르가 된다. 나는 신해철이야말로 그런 음악가였다고 확신한다."

배순탁 음악평론가의 『청춘을 달리다』(북라이프) 중에서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배순탁씨가 최근 음악에세이 『청춘을 달리다』를 펴냈다. 저자가 가장 절박하게 음악을 찾아들었던 1990년대, 15명의 뮤지션에 관한 이야기다. 음악을 직업이 아닌 순수한 취향으로 접했던 시절이다. 작가가 제일 먼저 언급한 뮤지션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해철이다. 그는 신해철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그리게 됐다고 밝힌다. 여기 일부를 옮긴다.

"신해철이 던져준 비장한 메시지의 음악은 나에게 그 무엇보다 강력한 언명이었다. 헤비메탈 기타가 이런 것이구나 알 수 있었던 '나는 남들과 다르다' 덕분에 처음으로 남들과는 다른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그려 보았고, 'Life Manufacturing:생명생산'은 예전에 본 '블레이드 러너'라는 암울한 풍경의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중략) 7분에 달하는 대곡 'The Ocean:불멸에 관하여'는 '진보적'인 것의 총체였다. 그래서 이 곡 덕분에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장르가 있다는 걸 배웠다. 핑크 플로이드, 드림 시어터, 러시, 그 외의 수많은 이름들. 신해철이 없었다면 눈곱만큼도 관심 두지 않았을 밴드들이다."(20~21쪽)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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