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악몽」딛고…|56명 합동 차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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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찰관 총기난사로 피로 얼룩졌던 「비극의 마을」 의령군 궁류면에도 추석은 찾아왔다. 주민들은 악몽같은 참사의 그날을 딛고 예년에 없던 대풍을 맞아 햅쌀과 과일로 희생자들의젯상을 마련, 고인들의 넋을 달랬다. 56명이 목숨을 잃고 주민들끼리 합동장례식을 치렀던 궁류면은 이날 별도로 유족들끼리 모여 역시 합동차례  지냈고 서로를 위로했다.
온동네가 곡소리로 떠나갈듯할때 곡도 못한채 「꺼이꺼이」 울던 벙어리상주 문천군씨(30)도 혼자서 부모와 장남·장녀등 4식구의 젯상을 차려놓고 그 어느누구보다도 슬픔에 찬 추석차례를 올렸다.
한편 문병돈군(8) 등 4명의 국민학생과 중학생3명을 잃은 평촌·궁류국민교 어린이회와 의동중학생들도 이날 급우들의 묘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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