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출범첫해의 공과결산|감독들 몇명이나 건재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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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야구가 출범첫해를 숨가쁘게 마무리하는 가운데 과연 6개구단의 창단감독들이 계속 건재할 것이냐가 또 하나의 관심이 되고 있다. 프로야구가 출범하자 기대와 흥분과 막연함속에 야전군사령탑이된 6개팀 감독들은 OB의 김영덕, 삼성의 서영무, 롯데의 박영길, MBC의 백인천, 해태의 김동엽, 그리고 삼미의 박찬식씨등.
이중 해태의 김동엽과 삼미의 박현식씨가 타의에 의해서 총감독이란 허울좋은 이름으로 퇴진을 당했고 4명의 감독들이 일단 출범 첫해의 종착역까지 오게된 셈이다.
첫야전사령관 대부분이 아마야구와 같이 항상 단기전만으로 간주, 전후기를 통해 장장 80게임을 치러야 하는 페넌트레이스에 적응치 못해 시행착오가 빈번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행착오속에서도 4명의 감독들은 대망의 종착역에 곧 도착, 창단 첫해의 숨가쁜 한해를 넘겼다고 안도의 한숨만을 내쉬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것은 프로는 곧 승부와 직결, 팀의 성적이 감독의 생명을 연장해주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각 감독의 평가표가 과연 어떻게 내려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6개팀 감독중에 가장 굳건한 반석위에 앉아있는것은 OB의 김영덕감독 뿐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 난까이(남해)호크스에서 투수생활을 한 김영덕감독은 그가 일본프로 현역시절에 배운것과 느낀것을 선수 개개인에 주입, 가장 완벽한 사령관이란 평을 듣고 있다.
물론 김감독이 이같은 평을 듣고있는 것은 출범당시의 MBC와 2명에 1명을 지명해야 하는 드래프트열세를 감수하면서 도전기리그우승에다 후기까지 숨가쁘게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감독의 강점을 합리적인 지휘로 보는측이 많다. 즉 낙오하기 쉬운 후보선수들까지 철저히 기회를 주어 의욕을 잃지않게 하고있다.
OB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의 서영무감독은 일단 후기리그성적이 중요한 이슈가 될듯하다. 고교시절부터 개개인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강점을 갖고 출전한 서감독이지만 선수들의 기복이 심해 확고한 타선을 구축하지 못한 아쉬움을 주고있다.
우승권에서 탈락한 MBC의 백인천감독은 삼성과의 몰수게임 자초가 큰 마이너스요인.
6개구단감독중 유일하게 감독겸 선수로 3년을 계약한것도 중요한 의미를 주고있다.
백감독은 호타가 말해주듯 선수로서는 완벽하지만 아직도 한국야구에 적응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
롯데의 박영길감독은 전기리그에서는 라이벌 해태보다 뒤진 5위였지만 후기리그에서는 해태를 앞질러 4위를 할것이 분명, 실점을 많이 회복했다고 할수있다.
한편 이선덕과 조창수등 코치들이 이끄는 삼미와 해태는 새사령관을 맞아들여야 하는것이 분명.
현재 삼미는 인하대감독인 김진영씨를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고 해태는 미국에서 귀국한 김응룡씨가 취임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백인천을 제외하고 계약금 2천만원, 연봉 l천2백만∼2천만원을 받은 각 감독들은 지금이 가장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이들이 바뀌든 그냥 머무르든 그 결판은 후기리그를 마치면 각구단에서 활발하게 나타날듯 하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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