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불-이, 레바논파병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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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AP=연합】「레이건」미대통령은 18일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학살사건에『전율과 공포를 느꼈다』고 말하고, 전에 없는 강경 어조로 서 베이루트주둔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했다. 「레이건」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강경한 어조의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비극을 막기 위해 서 베이루트에 군을 진입시켰다고 주장했으나, 지금 바로 그같은 비극이 발생했다』고 개탄하고 레바논의 평화유지를 위해 군을 진입시켰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에 경멸감을 표시했다. <관계기사 3면>
「레이건」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서 베이루트 진입이 원칙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에 이번 사건의 간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레이건」대통령의 이같은 이스라엘군 즉각 철수요구에 이어 국무성도 성명을 통해 미국·프랑스·이탈리아 등 3국이 베이루트에 업저버를 파견토록 유엔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레이건」대통령은 19일에도 백악관에서 고위 보좌관들과 회의를 갖고 팔레스타인 난민학살사건에 따른 미해병대의 레바논 재파견방안을 검토GOT다. 한편 이탈리아는 자국군을 베이루트에 재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며 프랑스는 자국군의 베이루트 재파견문제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베이루트·예루살렘AP·UPI=연합】서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 난민수용소 두 곳에서 1천8백명의 민간인 남녀와 어린이들이 17일 밤부터 18일 아첨사이에 무참하게 학살되었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19일 밝혔다.
l8일 난민수용소의 대학살현장을 폭격한 한 스칸디나비아기자는 샤틸라 수용소에서 수십구의 시체가 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운반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고 UPI통신기자 2명은 사브라 수용소의 여러곳에서 1백구이상의 시체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지 특파원은 또 대부분의 시체는 수십에이커의 넓이에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있어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어떤 곳에서는 남자들이 사살되기 전 담벼락앞에 정렬됐던 것 같은 흔적이 보였고 시체를 감추기 위해 불도저를 사용, 폐허에 묻은 흔적도 보였으나 팔과 다리가 삐죽이 드러나 있기도 했다.
한편 수용소 인근에 주둔한 이스라엘 병사들은 17일 밤 사브라·샤틸라·파카하니 등 3개 팔랑헤당 군인들이 수용소로 들어간 직후 격렬한 총격음이 연거푸 들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WAM 통신은 이스라엘 침공군들이 서 베이루트와 인근의 여러 팔레스타인 난민수용소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이들과 레바논 민간인들에 대해 잔학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으며 가택수색과 함께 대규모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난민수용소에서 대학살극을 벌인 병사들은 레바논 우익기독교 민병대 팔랑헤당이나 「하다드」소령이 이끄는 기독교 민병대소속인 것으로 보이고 있으나 『외국으로부터 레바논을 해방하기 위한 전선』이라는 한 단체는 자신들이 학살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외무성은 이 대학살사건에 관해 성명을 발표, 사브라 및 샤틸라 난민수용소에 대한 공격은 지난14일 폭사한「바시르·게마옐」레바논대통령 당선자의 팔랑헤당 추종자들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로이터=연합】이스라엘정부는 20일 이스라엘군을 베이루트에서 철수시키고 유엔 업저버단의 베이루트 방문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같은 결정이 19일 밤「메나헴·베긴」수상집무실에서 열린 긴급 심야각의에서 내려졌으며 20일 아침 공식 발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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