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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도 일제 잔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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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광복 60년. 빼앗긴 들에 예순 번의 봄이 찾아오고 계절이 바뀌었지만, 일제의 잔재는 우리 생활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다. 일제의 식민정책으로 왜곡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일제문화잔재 60년'(사진)이 히스토리 채널에서 1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히스토리 채널은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총 10부작으로 제작해 내년까지 계속 방송할 계획이다.

15일 방송되는 1부 '우리가 부르는 황국의 노래'에선 음악 속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를 파헤친다. 일본은 '내선일체'라는 명분 아래 우리 민족을 보다 효율적으로 통치하려 했고 그 수단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문예와 음악이었다. 첫 대상은 소학교(초등학교) 음악 교실.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와 창가, 그리고 일본의 전래 동요들이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를 파고들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아침 바람 찬 바람에~'등 우리의 것이라고 알고 있는 노래들도 실은 가사만 우리 정서에 맞게 고친 것일 뿐, 선율과 음계.박자 등은 일본의 동요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또한 현제명('희망의 나라로'), 홍난파('봉선화') 등 민족 음악가로 알려졌던 음악가들 역시 친일 노래를 작곡했다. 일제의 문화 침략 정책은 광복 후 우리 음악사와 대중가요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2부 '남산의 야스쿠니'(22일)에서는 건축물의 실상을 다룬다. 일제가 우리 역사의 권위에 흠집을 내기 위해 자행된 궁궐 훼손과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태실들을 서삼릉 한 곳에 모아놓은 사연 등이 소개된다.

3부 '황군을 위하여'(29일)와 4부 '우리 안의 황국'(9월 5일)은 각각 미술과 생활문화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일제 잔재를 다룰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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