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사후 43년 되살아나는 자살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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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사망을 둘러싸고 또다시 의혹이 제기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5일 먼로 사망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전직 검사가 먼로는 자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LA 카운티 검사였던 존 마이너(86)는 먼로의 주치의 랄프 그린슨 박사를 만나 비공개를 조건으로 먼로의 육성 녹음 테이프를 듣고 녹취록을 만들었다. 마이너의 주장은 이 녹취록에 근거한 것이다.

마이너는 "먼로가 숨지기 전 녹음한 이 테이프를 분석하면 그가 삶의 의욕이 넘쳤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며 "자살할 만한 동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먼로는 오스카 상에 대한 욕망, 영화배우 클라크 게이블에게 느꼈던 부성애,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기해 진지한 배우로 인정받고 싶은 열망, 야구 선수 조 디마지오와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이 파경을 맞은 이유 등 사생활을 털어놓았다. 또 자신의 몸매에 대해 대단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신 거울 앞에 나체로 서서 "나도 이제 중년이 돼 가네요. 가슴은 조금 처지기 시작했지만 허리선은 나쁘지 않고 히프는 아직도 최고예요"라고 몸매를 스스로 평가했다.

먼로는 43년 전인 1962년 8월 5일 캘리포니아 브렌트우드 자택 침실에서 나체로 침대에 얼굴을 묻고 숨진 채 발견됐다.

신문은 마이너가 이 테이프를 들었다는 유일한 인물이므로 녹취록의 진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두었다. 그린슨 박사는 79년 숨졌으며 테이프 원본은 폐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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