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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YG 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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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를 주목하라'. 요즘 가요계에서는 단연 YG가 화제다. 데뷔하자마자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신인 가수 빅마마와 세븐, 거미 뒤에 바로 YG가 있기 때문이다.

가수 휘성의 제작사인 엠보트(mboat)와 YG의 합작품인 빅마마는 TV에 단 두 번 출연했을 뿐인데 음반 판매량이 갈수록 늘 만큼 실속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븐 역시 데뷔 한 달 만에 방송 횟수와 음반 판매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마스터 우와 렉시 등 YG가 앞으로 선보일 신인 가수들도 주목 대상이다.

이 제작사의 대표는 양현석(33). 춤이 너무 좋아 댄서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서태지와 아이들'멤버로 활동하던 그는 1997년부터 힙합 전문 음반 기획사인 YG를 운영하며 제작자로 성공적 변신을 했다.

지누션과 원타임.페리 등 힙합 스타들이 YG의 작품이다. 정규 직원만 30여명, 여기에 안무.의상 등 스태프까지 더하면 60여명이 넘는다. 이 식구들의 '가장'으로 주로 사무실에 틀어박혀 살기로 유명한 양씨를 찾아가 만나봤다.

-빅마마가 인기다. 이 그룹을 어떻게 착안했나.

"그동안 가요 시장이 지쳐 있었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었고. 나조차도 한동안 가요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고 가요도 듣지 않았다. 예쁜 꼭두각시같은 가수들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빅마마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기존의 '인기 방정식'에서 벗어나 부담이 있었을 것 같은데.

"기본에 충실한 게 오히려 대중에게 통한 것 같다. 노래 잘 한다고 소문난 이들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들이 노래하는 것을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

그 감동이 바로 음악을 듣는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진 것 아닐까. MP3가 음반 시장을 힘들게 하지만 제작자들의 책임도 크다. 좋은 음악을 만들면 음반을 팔 수 있다."

-제작자로서 신인을 발굴하는 기준은.

"노래를 못하거나 춤을 잘 못추는 사람을 뽑아 '가르칠' 마음은 없다. 그것은 여러 모로 낭비고 감동도 줄 수 없다. 사람들이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을 표현해 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제작자지만 동시에 대중의 한 사람이다. 대중인 '나'를 존중한다. 내가 훌륭한 뮤지션이었다면 대중의 감성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최근 일본에 자주 다닌다고 들었는데.

"오는 20일에 빅마마가 일본에 진출한다. YG엔터테인먼트 재팬(JAPAN)도 곧 설립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일본의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YG의 색깔을 이해하는 일본측 파트너(언리미티드)를 찾았다. 20일은 빅마마의 첫 일본 쇼케이스가 열리는 날이다. 일본의 음악 관계자 6백여명을 초청한 자리라 매우 긴장되고 설레기도 한다."

-'힙합' 한 장르를 고집해왔는데 최근 R&B 가수들을 배출하고 있는 이유는.

"힙합만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데 한계가 있다. 미국에서 래퍼들이 인생 철학까지 음악에 녹여내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그런 래퍼를 찾기 어려운 것도 한 이유다. R&B나 힙합이나 모두 흑인 음악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YG는 힙합 클럽 NB(홍대앞 위치)운영으로도 이름이 알려졌는데.

"주말에는 1천2백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이 클럽으로 몰려든다. 아무나 힙합 클럽을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문화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최신 힙합 음악을 섭렵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DJ로 일한다. 이 일이 내게는 공부인 동시에 최고의 놀이다. 곧 NB 강남점을 열고 홍대 앞에도 새로운 컨셉트의 뮤직 바를 오픈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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