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노천군 풍양면 우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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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풍수설로 소가 누워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고 있는 명세라 해서 와우망월산.
이 산의 이름을 따 우망골이라있던 것을 고종때에 음이 같은 글자를 따 근심을 잊고 사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우망골로 고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경북 예천군 풍오면 학망리.
마을 어귀에 들어서니 올망졸망 동산허리를 휘감듯 자리를 깔고앉은 마을 건녀편 솔숲에 흰꽃이 만발한듯 때아닌 눈을 머리에 인 듯 하얗게 뒤덮여 있다.
왜가리가 매년 날아들어 보금자지를 꾸미는 청룡산이다.
70∼80년생 소나무숲위에 40여년전부더 매년 3월이면 5백∼6백마리의 왜가리가 날아들어 여름을 지내고 10월이면 날아간다.
왜가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이미 사진 작가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마을이 형선된 것은 이조 성종때.
마을 전제 l백7O여가구중 1벡60가구가 모두 정씨 집안으로 27세손부터 34세손까지 8대 2백40년 터울의 한 핏줄이 모여 산다. 『처음에는 경북안동군구담리에 살다 성종때 이조판서를 지냈던 12세손 귀령할아버지께서 그곳이 자손이 변창할 곳이 못된다 하여이곳으로 옮겨 왔지요.』
이 마을 종친회 회장이자 촌장격인 정진기씨(74·31세손)가 얘기하는 마을내력이다.
마을에는 아직도 지은지 3벡초70년이나 됐다는 고대광실같은 집이남아 있어 역사를 간직한 마을임을 일러준다.
『지금도 그 할아버지가 후손들의 학문을 위해 세운 삼수정이 있지요. 당신의 호를 따서 그렇게 불렀고 또 그앞에 느티나무 3그루를 심었는데 그중 1그루가 아직살아 있읍니다.』
그러나 이 마을에도 임난당시 비운이 스쳐간 흔적이 남아있다.
왜군에개 쫓기던 시누이와 올케가 마을을 끼고도는 낙동강건녀편 대동산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있을때 왜군이 접근해오자 함께 천길물아래로 치맛자탁을 날려 목숨을 끊음으로써 정절을 지킨 넋을 기려 마을앞에 정염 쌍절각을 세워두고 애기를 전해오고 있다.
어조의 명신 정광필을 비롯, 이마을 출신으로 12정승을 낳았고 그밖에도 수많은 문·무고관, 의·열사가 나왔다.
요즘도 마을에 촌장제를 두고 80세이상된 노인들이 모여 마을일을 함께 의논하고 효부·효자·열녀·사회공로자를 뽑아 매년 음력 정윌대보름날 상을 주고 말썽꾸러기청소년들을 불러다 따끔한 훈계나 매질로 교육을 시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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