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서울관광에 5만원|외국관광객 싸구려 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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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외국인을 상대로 한「덤핑관광」이 무척 성행, 한국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국내 관광알선업체들은 지나친 관광유치경쟁으로 관광요금을 턱없이 내려잡고 관광코스도 줄여 모처럼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줘야 할 곳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숙식 등 서비스도 질이 낮아「헝그리 투어」 (배고픈 관광)란 말까지 듣고있는 실정. 이 같은 싸구려 관광은 외래관광객수가 줄기 시작한 2∼3년전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 요즘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여름철 하한기로 입국관광객이 많이 줄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관광업계의 유치경쟁을 틈타 우리나라의 관문인 김포공항에서부터 속칭 「히빠리」란 이름의 손님잡이들이 등장, 의국인을 2∼3류 호텔로 안내해 주고 윤락여성들까지 알선해주고있다.

<관광요금>
외국인관광알선업체들이 현재 일본·대만 등 동남아관광객을 상대로 받고 있는 1인당 관광요금은 2박3일 코스가 왕복항공료를 제외하고 65∼90달러(4만8천∼6만6천원), 3박4일 코스는 1백10달러(8만여원) ,경주·부산을 포함하면 1백50달러(11만원)에 불과한 실정. 이는 교통부가 잡고 있는 최소한의(관광요금인 2박3일 코스 1백달러(7만4천원), 서울 근교의 3박4일코스 l백50달러(11만원)에 비해 훨씬 낮고, 내국인 상대의 모집 관광요금 (2박3일 코스가 4만원안팎) 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원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싸구려관광>
최근 5명의 대만관광객을 2박3일 코스로 안내한 서울D관광은 1인당 70달러 (약5만2천원)를 받았으나 숙식을 제대로 제공하려면 호텔비 (1급기준) 35달러, 식사대 25달러, 시내관광비 10달러 등 기본경비로 모두 지출, 공항버스비·공항세·안내원 팁등 10달러 정도의 손해가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하는 수 없이 식사의 질을 낮춰 한끼에 1천5백원(2달러)정도의 대중음식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H여행사는 일본인 관광객 (10∼15명 기준) 1인당 2박3일 코스에 90달러(6만6천원)를 받고 있으나 이들은 보다 고급스런 호텔(1박에 45달러)과 보다 나은 음식 (한끼에 5달러이상)을 원하기 때문에 1인당 5달러 정도의 손해를 보기 일쑤라면서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기생파티(1인당 40달러 정도)계약을 맺어 1인당 10∼20달러 씩의 커미션을 받거나 쇼핑센터에 안내, 상점으로부터 관매액의 10∼15%를 커미션으로 받는다고 했다.

<단축관광코스>
대부분의 알선업체들은 이 같은 덤핑요금에서 오는 적자 보전을 위해 관광코스를 대폭 줄여 시내관광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2박3일 코스는 경북궁과 국립박물관·남산·5·16광장 등이 고작이고 3박4일 코스는 판문점과 민속촌 등이 추가되는 정도.
경주·영악산·한려수도·기타유적지 등 한국의 인상을 심어주는 유서 깊은 관광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민속공연·나이트투어 등도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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