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초고속 인터넷 배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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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의 초고속 인터넷 꿈을 한국이 실현했다. "

뉴욕 타임스는 5일 한국이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사용국으로 부상했다며, 미국이 꿈꾸었던 급속한 정보 접근성과 생산성 향상, 새로운 시장 창출 등을 한국이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한국이 1천1백만 회선의 초고속망을 갖추고, 인터넷 이용 가구의 절반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정도로 발전한 것은 비약적인 변화라며 "미국이 모범을 삼을 만하다"고 부러워했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변신에 나서 IT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13%에 이르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공업의 비중을 낮출 수 있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물론 TV 연속극을 보고 모의시험을 치르는 등 일상 생활이 인터넷에 연결됐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미국도 초고속인터넷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한정된 지역에서만 사용되고 회선 사용료가 한국에 비해 비싼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터넷 사용 가구당 초고속인터넷 사용 비율은 22.8%로 한국(57.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신문은 "미국의 IT 경영진은 한국 정부가 전국적인 정보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회선 사용료를 낮추기 위해 경쟁을 부추겼듯 미 정부도 초고속망 사업에 적극 나서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지역 전화 회사마다 기득권을 고수해 초고속망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IT 예측기관인 미래연구소 소장인 폴 사포는 "미국인들이 직장뿐 아니라 가정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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