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이달에만 네 번째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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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의 미국과 북한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활발한 양자 접촉은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를 의미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북한과 직접 대화하지 않는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북 비접촉 원칙이 사실상 폐기됐다는 것이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만났다. 9일 베이징에서 3시간에 걸쳐 만찬을 겸한 비밀회동을 했고, 직후 북한은 6자회담 복귀를 전격 발표했다. 이어 두 사람은 이번 6자회담 개막 하루 전인 25일 다시 만나 75분간 의견을 나눴다. 또 26일과 28일 각각 2시간 이상 얼굴을 맞댔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5년간 북.미 접촉을 극도로 꺼려 왔다. 2003년 8월 1차 6자회담 당시 '북한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북.미 대표는 회담장 한구석에 놓인 소파에서 어색하게 만나야 했다. 그것도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을 기내에서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였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조셉 시린시오네 국장은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의 활발한 양자 회동에 대해 "북.미 간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진정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과거 북.미 접촉을 피하던 부시 행정부가 지금은 직접 접촉을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한 돌파구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이번 6자회담의 가장 큰 변화는 북.미의 활발한 접촉"이라고 보도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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