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 "브리티시 오픈선 내가 일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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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브리티시 오픈은 바람과 러프와의 싸움. 1라운드에서 미셸 위가 4번 홀 러프에서 샷을 한 후 볼을 바라보고 있다. [사우스포트 AP=연합뉴스]

LPGA투어 6년째. 설움도 많이 받았다. 꾸준한 성적을 올렸지만 키가 작다는 이유로 후원사들은 그를 외면했다. 1m52㎝의 작은 체구에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45야드. 아이언과 퍼트만큼은 수준급이지만 우승 경력은 없다. 2000년 미국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은 지난해 6월 켈로그 키블러 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2위. 골프의 발원지인 영국에선 한을 풀 수 있을까.

장정(25)이 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쾌조의 출발을 했다. 28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에서 개막한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이글 1, 버디 4, 보기 2개)를 쳐 단독선두에 나섰다. <오후 11시50분 현재>

섭씨 12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 속에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비까지 간간이 내려 대부분의 선수들이 샷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추위와 바람과의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장갑을 끼고 나온 선수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장정은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차분히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삐끗했지만 6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 9홀에선 보기는 1개에 그치고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새겼다.

2000년 이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던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이 1타 차로 뒤쫓고 있다. 올해 메이저 3승을 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오버파를 쳐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박세리(CJ)는 1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 4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끝에 경기를 포기했다.

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15.한국이름 위성미)는 첫날 3오버파(더블보기 1, 보기 3, 버디 2개)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미셸 위는 영국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미국의 골프채널이 '미셸 위가 16번째 생일을 맞는 10월에 프로에 데뷔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 현지 언론은 언제쯤 프로 무대에 데뷔할 지를 캐물었다.

"프로선수도 되고 싶고 학업도 계속하고 싶다. 프로 전향과 대학 진학은 별개 문제다." 한마디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뜻이다. 대학에 진학해선 경영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셸 위는 또 입고 있던 바람막이 점퍼와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 "날씨가 쌀쌀한지 모르고 스웨터를 하나도 챙겨오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예스퍼 파르네빅이 두터운 옷을 상자에 담아 보냈더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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