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도 퓨전으로 가야 살아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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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터넷 전도사'라고 불렸던 강세호(48) 사장이 정보기술(IT)업계에 복귀했다. 최근 중대형컴퓨터.서버 판매업체인 한국 유니시스 사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삼성네트워크 대표이사.경영고문에서 물러난 지 1년여만이다.

그는"쉬는 동안 경기도 여주에 있는 연구실에서'디지털 대화형 액자'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돌아가신 분의 음성과 사진 등을 디지털화 해 입력하면 3차원 영상과 함께 1천단어 내외로 음성을 재현,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응용기술이다. 영화'해리포터-비밀의 방'에 나오는 것처럼 액자 속 인물과 초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품이다.

"그동안 제가 주창했던 IT 응용 서비스의 중요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이 제품을 개발하는데 전력했지요. 특히 향후 이 사회가 책임져야 할 노인문제와 관련해 실버엔지니어링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의 전공은 의료공학. 오랜만에 전공으로 돌아가 하고 싶던 연구를 한 셈이다.

연구재미에 빠졌던 그가 유니시스에 합류한 것은 새 사업에 대한 도전의식 때문이다.

"유니시스는 지금 변신 중입니다. 컴퓨터 등 하드웨어 판매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시스템통합 등 서비스분야로 중심을 이동 중입니다."

이런 유니시스가 전산화 컨설팅 등 서비스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던 그를 높이 평가해 영입 제의를 한 것이다.

그는 한국유니시스에서 하드웨어 시장을 바탕으로 전산화.네트워크 보안.저장장치 등 서비스사업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사장은 세계적인 기업인 IBM이나 휼렛패커드 등이 하드웨어 판매보다는 전산화 서비스로 매출을 더 올릴 정도로 세계 시장은 서비스 중심으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한국소프트창업자문.유니텔.삼성네트워크 등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업체를 이끌며 정보화의 비전을 제시했던 그가 이번에는'퓨전비즈니스'개척을 위해 신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얘기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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