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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첫 국산 항모를 내년 진수하려는 이유 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1년 4월 중국 다롄 조선소에서 개조 중인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랴오닝함은 1998년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바랴크함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건조했다. [중앙포토]

중국이 순수 자체 기술로 건조한 첫 항공모함을 이르면 내년 말 진수할 예정이라고 홍콩 명보가 18일 보도했다. 청일전쟁 중 웨이하이(威海) 해전에서 패해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한 1895년 120주년에 맞춰 첫 국산 항모의 진수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이후 3년에 걸쳐 각종 장비 장착과 운항 연습을 거친 뒤 2018년 말 취역한다. 중국산 항모는 2012년 9월 취역한 랴오닝함(遼寧艦)과 더불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홍콩 군사평론가 량궈량(梁國樑)은 “올 1월 랴오닝(遼寧)성 왕민(王珉) 당서기가 성 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의 두 번째(국산으로는 첫 번째) 항공모함이 작업기간 6년 예정으로 다롄(大連)에서 건조 중이며 중국은 최소한 4척의 항모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중국선박(中船)그룹 사장을 역임했던 탄쭤쥔(譚作鈞) 랴오닝성 부성장이 ‘동북 4성·구 수장 연석회의’에 출석해 “4세대 핵잠수함, 항공모함, 차세대 전투기 등 첨단 무기의 연구·제작이 이미 동북에서 완성됐다”고 말한 바 있다. 량궈량은 탄 부성장의 발언이 첫 중국산 항모 뿐만 아니라 함재기를 발사 방식으로 이륙시키는 캐터펄트(사출기)를 장착한 이후 건조할 두 척의 정규 항모를 가리킨다고 풀이했다.

량궈량은 두 명의 성급 지도자가 국산 항모를 다롄에서 건조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과 증기 터빈을 채용했다고 밝힌 것은 일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즉, 다롄에서 건조한 구축함급 이상의 군함이 모두 증기터빈으로 대형 가스터빈 함정이 없었으며, 증기터빈을 장착한 랴오닝함 역시 다롄에서 개조해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 중국 대형 증기터빈과 대형 증기보일러 생산지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에 있어 다롄은 운송에 유리하다.

첫 국산 항모에 증기터빈을 채용한 또 다른 원인은 미래 핵추진 항모와의 호환성이다. 핵추진 항모 역시 증기터빈을 사용한다. 고압보일러로 증기를 만드는 증기터빈과 달리 핵원자로로 증기를 만드는 방식만 다르다.

영국의 최신 항모인 퀸 엘리자베스함은 첫 강판 절단에서 진수까지 3년이 걸렸다. 랴오닝함 역시 개조에 3년이 소요됐다. 이후 3년에 걸쳐 장비를 갖추고 시험 운용했다. 이는 왕민 서기의 건조기간 6년과 일치한다. 중국은 상하이 소재 조선소에서 대형 유조선를 6000t급으로 나눠 조립 건조한 바 있다. 역시 조립 방식으로 건조하는 미국 항모의 최대 부분이 700t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의 곧 자체 항모를 완성할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진수 시기도 2015년이 유력하다. 중국이 갑오전쟁으로 부르는 청일전쟁은 2년에 걸쳐 치러졌다. 갑오년인 1894년 7월 25일 당시 조선 아산만에 있는 풍도 앞바다에서 일본군이 선전포고 없이 청군 전함을 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청나라는 8월 1일 대일선전포고를 하고, 9월 황해해전을 벌였다. 이 해전에서 청군이 패하면서 북양함대는 웨이하이위(威海衛)로 철수했다. 이듬해 1월부터 2월까지 웨이하이 보위전에서 다시 패배하면서 2월 12일 북양함대가 일본군에 투항했다. 3월 청일 양군이 랴오둥(遼東)반도에서 대규모 육상전을 벌였으나 청군이 재차 패배하면서 전쟁이 끝났다. 4월 17일 이홍장(李鴻章)이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첫 국산 항모를 ‘시모노세키 조약’ 체결 120주년인 2015년에 진수해 당시 전몰 장병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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