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즉 15년안에 문닫는 「콘트롤데이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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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임금인상 요구와 태업등 노사문제로 진통을 거듭하던 콘트롤 데이터 한국지사(대표 한상욱·서울가리봉동481의1)가 마침내 폐업을 결정, 발족 15년만에 문을 닫게됐다.
이 회사는 그동안 종업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둘러싸고 사업주측과 대립을 벌이는 동안『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고, 극렬한 투쟁을 벌이겠다』는 일부 노조원들과『무모한 극한투쟁보다 회사를 살리는 길을 모색하자』는 비도산계열 노조원들의 자체대립으로까지 발전했다.
이회사 미국본사는 15년동안 경영하던 한국지사 폐쇄의 가장 큰 이유를「경영악화」라고 내세우고 있지만실은 76년부터 이희사에서 활동믈 시작한 도시산업선교회를 주축으로 한 노조와의 간단없는 마찰때문이라는것이 관계자들의 분석.
미국무성은 이미 지난15일 큰트롤데이터사에 대한 주미한국대사관의 질의에 대해▲좌경화된 노조의 계속된 노사분쟁▲수익성악화로 인한 기업개편을 이유로 폐업키로 했다고 통고, 이회사의 폐업은 이미 예고된바있다.
컵퓨터 기억장치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콘트롤 데이터사는 그간 런던지사등 세계13개 지사에 대해 조업단축이나 폐쇄방침을 세었으나 비교적 노동생산성이 높은 한국지사에 대해선 약간의 조업축소나 자동생산라인을 도입,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할 뜻믈 비쳤으나 이번 사태악화로 결국 폐업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일부 주한외국인희사들은 그동안 종종 노사문제를 일으켜왔는데 이번 콘트롤 데이터의 폐업으로 또 한번 경종울 올려주고 있다.
이희사의 분규가 악화된 것은 임금인상문제때문. 지난1월 회사노조측은 49%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섰고 희사는 10%인상선을 제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노조는 태업에 들어갔다.
희사측은 지난 3월12일 당시 노조지부장 이영순양등 6명을 태업주목자로 지목, 해고했다.
이에 맞서 노조측은 한명희양 (30) 믈 지부장대리로 내세워 임금인상투쟁과 병행, 「해고자복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3월22일 노사는 『금년도 임금을 19.9%인상하고 해고자 문제는 법의 판결에 승복한다』 는 내용의 합의를보고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해고자 복직문제는 계속 노사분쟁의 불씨로 남았다.
지난달 3일, 미국본사가『해고자를 복직시킬 수 없다』 는 입장을 밝히자 노조원들은 당시 내한했던 미국인부사장「E.G.바건」씨등 2명의 희사간부를 연금,사태가 악화됐다.
다음날 새벽 2시30분, 경찰의 개입으로 연금됐던 사람들은 풀려났으나 이사건으로 미국본사는 한국지사의폐쇄를 신줌히 검토하기 시작한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미본사는 불황과 경영난믈 이유로 한국지사에 20∼30%조업단축령을 내렸고 영국지사의 문올 닫았다.
이때부터 회사폐업설이 나돌기 시작, 동요를 보이던 종업윈들은 지난10일 노조원50여명이 노동부에 집결, 『한국지사폐쇄반대』 『해고근로자복직』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었고 이태희양(28·전노조간부)등 3명이구속됐다.
이때부터 도산계열과 비도산계열노조원들이 대립을 시작, 지난12일 비도산계열노조원 1백여명은 구사대책위원회 (위원장 정풍자·24)를 결성『도산계얼의 농성으로 회사가 혼들리는것믈 좌시할수없다』고 주장,시위룰 벌였다.
회사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콘트톨데이터회사의 노조활동은 임금인상이나 처우-복지향상을 실현하려는 일반노사분쟁과는 달리『헐벗고 못배운 불쌍한사람을 구제한다』는 도산특유의 투쟁방법몰 계속해왔었다는것.
67년9월 설립된 이회사 3백49명 종업원의 평균임금은 18만윈으로 동일업종보다 29∼30%높고, 연간4백%의 보너스와 주5일제근무로 연간1백1일을 쉬고 하루8시간 근무를 하는등 비교적 좋은 근로조건믈 갖췄다.
그러나 골수 도산계노조원20여명과 동조세력 40여명등이 극한행동을 보임으로써 중립적성격을 띈 관리직요원과 자체대립을 보여 사태가 악화, 이를 수습하기 위해 내한했던 「브라운」미본사해외담당부사장이 노동부에 22일까지 잠정휴업을 한다는 통고률 했다가 끝내 폐업울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회사의 폐업통보에 따라 기업계에서는 이번사태가 의국자본유치에 악영향을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있다.<금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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