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이르면 10월 프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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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15.한국이름 위성미.사진)의 프로 전향이 임박했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26일 인터넷 칼럼을 통해 "LPGA투어 삼성 월드챔피언십 개막 직전인 10월 11일 미셸 위가 프로로 전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날은 미셸의 16번째 생일이다. 골프 전문 주간지인 '골프위크'와 미셸의 거주지인 하와이 신문들도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나이키가 스폰서를, IMG가 매니지먼트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기사도 나온다.

◆ 미셸의 드림팀=미셸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3년 전부터 스포츠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된 딸을 위해 최고의 드림팀을 구성했다. 어니 엘스(남아공) 등을 키운 최고 스윙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 올림픽 빙상 금메달리스트 댄 잰슨의 재기를 도운 스포츠 심리학자 짐 로어, 권위있는 스포츠 생리학자 폴 가니에, 그리고 별도의 퍼팅코치 등이다. 이런 과외교사 비용과 각종 대회 출전 비용이 연간 수십만 달러다. 대학교수인 위병욱씨가 감당하기 어려운 돈이다. 그래서 아마추어 선수가 돈 받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아마추어골프협회가 계속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돈 때문에 미셸의 조기 프로 전향이 예견됐었다.

◆ 1년 스폰서료가 1000만 달러? ='남성의 벽을 깰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여성'이 미셸의 가치다. 광고업계에서는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를 훨씬 능가하는 최고의 스포츠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미셸이 시장에 나온다는 얘기에 골프용품사들은 몸이 달아 있다. 나이키는 2년 전부터 미셸 전담 직원을 두고 있다. 미셸이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 따라다니며 "뭐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묻곤 한다. 테일러 메이드를 운영하는 아디다스나 캘러웨이도 미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도 위병욱씨와 접촉하고 있으며 오메가는 메인 스폰서는 아니더라도 미셸에게 자사 시계를 채우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미셸 위는 드라이버는 나이키, 우드는 테일러 메이드를 쓴다. 옷은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을 번갈아 입는다. 업계에서는 "위병욱씨가 업체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위씨는 지난해 "'타이거 머니'를 받는다면 딸을 프로로 전향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언론에서는 미셸이 연간 스폰서료로 1000만 달러(약 100억원) 정도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LPGA 회원 가입은 안 한다=미셸 위의 프로 전향을 갈망해 온 LPGA 커미셔너 타이 보토는 미셸을 프로로 전향시키기 위해 LPGA의 입회 연령인 만 18세를 낮출 용의가 있다고 누차 밝혔다. 그런데 보토는 지난주 "미셸 위가 프로로 전향해 LPGA 회원 입회 신청을 하지 않아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이 LPGA 회원이 되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다. 이유가 있다. 거의 모든 대회에서 초청장을 받는 미셸이 굳이 LPGA 회원이 될 필요는 없다. 학교에 다니면서 시간 날 때 원하는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벌면 된다.

PGA투어와 LPGA투어 규정상 비회원은 LPGA 대회에 연간 최대 8개, PGA 투어는 연간 최대 7개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유럽이나 일본.한국 등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초청료까지 받는다. 미셸이 비교 대상으로 삼는 우즈의 초청료는 대회당 300만 달러 선이다.

프로 전향 후 LPGA 비회원 활동은 미셸이 원했던 스탠퍼드대에 다니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절묘한 카드다. 프로로 전향하면 아마추어팀에 들어갈 수 없지만 대학 골프팀과 훈련할 수는 있다. 현재 고교 2년생인 미셸은 이미 스탠퍼드대 측과 이런 내용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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