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동화 읽다가 경제박사 다 됐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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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곰탱이가 동화읽다가 그만 경제박사 됐어요
김상규 글, 이종원 그림
북이즈, 190쪽, 8500원

어린이 경제교육용 책 중에는 초보적 경제학개론에 가까운 책들이 많다. 경제라는 분야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개념이 많다 보니 수요와 공급.화폐.희소성 등 개념 설명에 치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 인지구조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발달중이어서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어린이가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인지발달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면 그 내용을 소화해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지적발달 단계상 초등학생에게 경제개념들을 정직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는 어렵다.

'곰탱이가 동화읽다가 그만 경제박사 됐어요'는 개론서식 경제교육서와는 좀 다르다. 옛날 이야기나 동화 만화를 3~4편 씩 모아 싣고, 그 뒤에 이 만화들에 나온 경제적 시사점을 던지는 형식이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조영달 교수는 "초등학생을 위한 경제교육은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경제현상이나 개념에 집착하지 않고 얘기에 충실한 이런 방식은 어린이들에게 경제에 대한 생각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등장하는 만화 캐릭터들이 조금 사납고, 제시되는 경제현상은 초등학교 상급생은 돼야 이해할 듯 보이지만 만화 내용은 다소 어리다는 부조화가 마음에 걸린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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