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사원엔 『콘더미니엄』티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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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푸른 바다와 우거진 산이 손짓한다. 바캉스 철을 맞아 젊은 샐러리맨들의 마음이 잔뜩 부풀어있는 가운데 각 기업체에서는 여름휴가계획을 세우고 휴양지와 교통편을 마련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대우 등 굵직굵직한 대기업으로부터 구로공단의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각각 2박3일에서 5박6일의 휴가기간을 설정하고있고 일부회사에서는 따로 모범사원을 선정, 콘더미니엄 이용티킷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공해에 찌든 도심을 빠져나가 대자연의 품속에 안겨 생활의 먼지를 훌훌 털어낼 기회다.

<휴가기간>
대개의 기업체가 7∼8월 사이 본인이 희망하는 시기에 3∼4일의 휴가기간을 마련하고있고 명성그룹에서는 최고 6일까지 휴가를 주고있다.
구로공단의 경우는 이곳에 입주해있는 3백70여개의 기업체가 3∼4일동안 공장문을 닫고 한꺼번에 휴가를 보낼 계획을 갖고있다.
그런가하면 대한항공 등 일부기업은 7∼8월이 여름철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비행기편을 이용하는 대목(?)이기 때문에 오히려 바쁘게 일을 해야할 형편. 그래서 바캉스 철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동안 3박4일의 위로휴가를 주고있다.

<휴양소>
현대에서는 경기도 용인에 사원휴양소를 마련, 수영장과 테니스코트를 갖추고있으며 휴가기간동안 서울에서 버스를 정기운행한다.
대우는 방 회사인 설악개발이 운영하는 설악산 뉴설악호텔을 이용하는 사원에게 숙박비의 50%를 할인해주고 있고 명성에서는 휴가기간동안에도 사원들이 회사사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악산 콘더미니엄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그래서 이곳을 이용하는 사원과 가족에게는 1박2일 동안의 무료숙식을 제공한다.
구로공단의 한희주식회사는 회사의 규모가 작아 따로 별장을 지을 수는 없으나 서해안 만리포에 전 사원 6백여명이 숙영할 수 있는 텐트를 치고 버스15대를 동원, 7월말쯤 집단휴가를 즐길 계획이다.

<휴가비>
금성사에서 일률적으로 본봉의 20%를 휴가비로 책정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기업체가 휴가비를 따로 책정하지 않고 있고 대신 1백∼3백%까지의 상반기 보너스를 주고 있다.
삼성이 3백%로 최고수준이며 선경이 2백%, 한일은행 1백%등이다.
이밖에 명성그룹이 약간의 휴가비를 별도로 책정하고 있다.

<휴가백태>
올 여름 바캉스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콘더미니엄을 이용하는 휴가족이 늘어난 것.
새로운 레저산업으로 등장한 콘더는 몸과 간단한 음식물만 준비해 가면 취사 등 모든 숙식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때문에 올 여름에 각광받고 있다.
S기업에서는 모범사원 30명을 선발, 경주 콘더미니엄에 2박3일 이용티킷을 선물했으며 건설업체인 삼익주택에서도 부산 삼익비치맨션 28개실을 사원들이 이용케 하고 있다. 이곳은 해외근로자들이 귀국할 경우 항상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부회사에서는 휴가기간 중에도 「체력단련휴가」(국민은행), 「하계연성소」(한일은행)등의 명칭으로 사원들에게 애사심(?) 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일은행의 경우 설악산·낙산·대천 등 5곳에 여관 82실을 예약, 사원들이 가족 3명까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고있는데 「연성소」라는 명칭은 단순히 쉰다는 뜻이 아니라 휴가기간동안 심신을 단련시켜 내일의 업무에 대비한다는 뜻이라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사원들이 휴가기간을 결정하면서 경쟁이 붙을 경우 제비뽑기로 승부(?)를 내는 것이나 미혼사원들이 회사에서 제공한 휴양시설을 회피하는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 현상. <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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