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이·가셋 저 대중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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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리고 전체주의의 광풍이 휩쓸던 1920년대의 역사상황을 배경으로『대중인』의 출현이 준 세기적 위협을 파헤친 본서는 나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스페인 귀족으로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한 저자의 생래적 편견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80년대의 한국 사회가 지닌. 문제점들을 자생하는데 많은 시사됨을 준다.
어 의상「가셋」이 말하는『대중』이란『근로대중』을 뜻하지 않는다. 자기의 생욕·식욕·성욕·소유욕 등 동물적 충동의의 아무런 이상을 갖지 않는『평범한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런 대중 인들이 역사적 표면에 등장하여 권력을. 잡으려는 추세가 현대 사회의 혼란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대중사회는 ⓛ인구의 폭발적 증가 ②도시화로 인한「매스」인들의 응집 ③보통교육 의무화 ④물량숭배사상의 팽배 ⑤1차 집단의 약화로 인한 개인의 원자화 ⑥인간소외, 비인간화의 추세 등 이 초래한 결과라고「가셋」은 간파했다.
응집된 대중은 ①대량생산 ③대량소비 ③대중통신 ④대중행동을 근간으로 삶을 영위하기 때문에 무제한 무한정의 권력을 폭력수단으로 쟁취하려 한다.
하지만 그들은 합리성과 인내력, 극기심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행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또 자기의 전공분야 이의에는 아무런 지식을 갖지 않은 전문인들도 매스맨 화한다.
결국 이런 대중 인이 정치·경제·사회·교육 각 분야에서 지도자로 출현하면 사회는 어지러워진다. 또 민중 선동가들이 대중을 배경으로 정권을 쥐면 독자체제가 출현한다.
그러면 어디에 그 해결책이 있을까? 나는「신 대중인」의 출현에 그 기대를 건다. 국민 개개인이 인내심, 극기심, 삶의 이상과 뚜렷한 목표를 갖고 살수 있다면「가셋」이 말한 매스화가 방지된다고 믿는다. 그러려면「나」자신이 무정견한 동물적 충동에 의해 살지 않으려는 노력 속에 그 해결의 작은 관건이 있다고 본다.
이원설<사박·경희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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