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킬로「비트」시대에 돌입한 반도체산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계의 반도체 산업은 2백56K(25만6천)비트 시대로 돌입했다.
현재 컴퓨터 등에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 메모리칩의 집적도가 일반적으로 64K비트인 것을 생각하면 2년 사이에 일약 4배로 증가된 셈이다.
일본 전기는 이미 작년 여름 2백56K 비트 RAM을 시작했고, 미국의 IBM도 개발을 완료했다.
이 밖에도 일본의 충전기 공업 일립 제작소 부사 통 등 큰 반도체 메이커들도 금년내로 시작품을 만들 계획으로 있다.
현재 사용되는 64K비트의 소자는 한 변의 길이가 4"인 정사각형의 실리콘 칩 위에 2·5미크론(1미크론은 1천 분의 10 정도의 선이 무수히 패져, 이것이 회로와 트랜지스터를 이루고 있다.
2백56K 비트가 되면 이 선 폭은 1·5미크론 정도로 가늘어진다.
반도체 가공기술의 수준은 표준적인 상품으로서 널리 사용되는 RAM의 집적도로 표시되기 때문에 RAM이 2백56K 비트로 종전의 4배가되었다는 것은 반도체 기술 전체의 향상을 의미한다. 즉 보다 복잡한 논리회로, 보다 고기능의 마이크로 컴퓨터 제작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선 폭 l·5미크론의 정교한 기술을 사용해 ROM을 만든다면 1개의 칩에 1·5메가비트(1백50만 비트)의 정보집적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러한 극소형 화가 진행되면 소형·경량이 요구되는 공업제품에 도움이 된다.
그 예로 1메가비트의 용량을 갖는 ROM에 연주되는 노래를 수록한다면 적어도 l백 곡, 또는 정보 압축 기술을 사용해 3백 곡 이상 수록이 가능해진다. 장단·고저·강약, 또는 스타카토 등 각종 음악 부호를 최대한 고려한다 해도 1개 음을 표시하는데는 16비트로 충분하다.
이러한 엄청난 용량은 이 밖에도 극히 복잡한 컴퓨터 게임, 또는 갖가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영 분석게임 등도 가능케 된다.
일본의 한 컴퓨터 게임기 제조회사의 개발부장인「나까무라」씨는『사원교육 같은 것이 컴퓨터 게임의 새로운 시장으로 보여진다』고 말하고 있으며 심지어『앞으로 승진시험 등도 이러한 컴퓨터를 사용한 경영분석 게임 등으로 행해지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다』 고 말 할 정도다.
또 2백56K 비트 시대의 도래로 OA(오피스 오토메이션)시대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 컴퓨터의 정보처리능력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이제껏 개인용 컴퓨터로는 처리할 수 없었던 각종 작업이 가능해져 응용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2백56K 비트 시대는 또 사진·TV·VTR 등의 화상분야에도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작년 소니가 제작한 필름이 필요 없는 카메라 마비카는 광 감응 장치에서 받아들인 화상 신호를 자기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이 자기기록을 반도체 기억 장치로 바꾸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가격은 훨씬 낮아져 필름 없는 카메라도 본격적으로 상품화 될 전망이다.

<비트>
컴퓨터의 모든 신호는 전류가 흐르느냐 안 흐르느냐의 조합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2개의 스위치가 있다면 우리는 4개의 상태를 구별할 수 있다. (ON·ON, ON·OFF, OFF·ON, OFF·OFF).
다시 말해 스위치 하나가 2개의 경보 단위(ON·OFF)가 되며 이를 1비트라고 한다. 이 때 비트 수와 식별할 수 있는 가지 수는 2의 제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만일 알파 베트 26문자를 식별하려면 2의 5제곱이 32이므로 적어도 5비트가 필요하다. 2백56K 비트라면 알파 베트가 1자에 5비트면 충분하므로 5만1천2백자를 기록할 수 있는 용량이 된다.


RAM은 컴퓨터의 기본기억 반도체로 넣은 정보를 지우기도 하고 새로 넣을 수도 있는 마치 녹음 테이프 같은 기억 칩이다. ROM은 같은 기억 반도체이지만 정보를 한번 저장하면 바꿀 수 없고 꺼내 쓸 수만 있다. <일본 경제신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