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큰 이익, 한국은 더 큰 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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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중국 측은 양국이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홈페이지에 “중·한 FTA 타결은 양국 자유무역의 이정표라는 의의가 있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평가를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 FTA는 아태 지역 일체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도 이날 오후 톱뉴스에서 “17개 부문 협상 내용은 양국의 전면적이고 높은 수준의 이익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전문가들도 양국 관계의 전면적 심화를 예상했다. 쑤하오(蘇浩)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이번 타결로 중국은 큰 이익을, 한국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역을 넘어 금융과 서비스로 교류가 확산되면 외교와 문화 부문의 발전도 심화돼 전면적 쌍방 협력관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싱(曲星)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한·중 FTA 타결은 현재 추진 중인 중·한·일 FTA는 물론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에도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경계감을 나타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시장에서 한국이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3국 간 협정에 코멘트할 입장은 아니지만 제대로 주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일·중·한 FTA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며 더불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중국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 기업에 비해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본은 미국·EU·중국이라는 세계 3대 경제권과의 FTA망 구축에서도 한국에 뒤처지는 모양새가 됐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무역 영향력을 대체하고자 해왔고 한국과의 협상 타결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국은 중국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었다며 “K팝과 드라마가 인기인 중국에서 음악·패션 산업 등이 힘을 얻게 됐다”고 전망했다.

베이징·도쿄=최형규·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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