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화장품·운송 … 고맙소, 한·중 FT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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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중 FTA가 타결된 10일 코스피지수는 18.36포인트(0.95%) 오른 1958.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 당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8.7원 상승한 1085원을 기록했다. [뉴스1]

10일 한국과 중국간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은 증시에 단비가 됐다. 최근 엔화 약세와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한·중 FTA가 체결되자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8.36포인트 오른 1958.23으로 장을 마쳤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두 나라간의 무역 협정이 국내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한·중 FTA로 5년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1.25% 늘어날 것”이며 “단기적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풀어준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위원도 “GDP 경제규모로 보면 중국과 한국은 글로벌 2위와 15위 국가간에 체결된 신흥국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라며 “특히 한국이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나은 상품과 서비스업이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증권가는 한·중 FTA로 떠오를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본지가 주요 대형 증권사에게 설문한 결과 자동차 부품·석유화학·화장품·운송업종이 수혜주로 꼽혔다. 양허 대상에서 자동차가 빠지면서 자동차 부품주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더 커졌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자동차 부품에 매긴 6~10%의 관세가 없어지면서 이익이 크게 늘 것”이라며 성우하이텍·에스엘·평화정공 등 자동차 부품주를 추천했다.

 증권가에서 한·중 FTA로 가장 부각되는 업종은 화장품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정인 연구원은 “대중국 화장품 무역은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관세가 사라지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 업체의 이익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 물량이 늘 운송업종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이미 항공 화물 뿐 아니라 해운 화물까지 수송량이 많은 국가”라며 “전체 매출 중 12%가 중국 관련 사업인 대한항공이 운송업종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중론도 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세계무역기구(WTO)출범 이후 관세가 무역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다”며 “한·중 FTA가 산업이나 증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으로 정보기술(IT)업종은 현지 생산이 많은데다 관세율이 낮아 큰 영향이 없다. 철강업종 역시 중국 내 공급과잉 상태이며 철강재에 대한 관세가 낮아 한·중 FTA 타결로 인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농산물·섬유업종·생활용품은 한·중 FTA로 손해를 볼 업종으로 꼽혔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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