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 읽기] "항로 벗어날 땐 폭파" 우주개발 비화 속속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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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달 탐험의 역사
레지널드 터너 지음
이상원 옮김
성우, 584쪽 2만5000원

"1961년 6월3일,미국 인공위성 머큐리호를 타고 영장류 최초로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 침팬지 햄. 귀환 뒤 우주선만 봐도 심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내용은 기밀문서에만 담겼고 일반에는 즐거운 표정으로 사과를 받아먹는 사진만 공개됐다."

이 책은 소련의 세계 최초 인공위성 소푸트니크 1호 발사에서 미국의 유인 달탐사 계획인 아폴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우주 개발의 역사를 '정사부터 야사까지' 고루 담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서 40여 년간 우주항공 전문기자로 일한 지은이가 직접 보고들은 내용을 생생하게 엮었다.

소련 우주비행사가 "최초의 미국인이 달에 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들이 마중을 나오겠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NASA(미 우주항공국) 예산이 수억 달러 증액했다거나 우주선이 항로를 벗어나면 가차없이 폭발시키는 안전담당자가 군에서 파견된다는 사실 등 알려지지 않거나 이제는 잊힌 내용이 적지 않다.'로켓의 아버지'라는 오토 폰 브라운 박사가 2차대전 말 나치 독일을 위해 V2 로켓을 개발하던 페네뮌데 기지에서 6만여 명의 노예 노동자가 강제노동을 하다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일부는 로켓 개발을 늦추려고 파업을 하다 교수형을 당하기도 했다는 등 비판적인 폭로도 적지 않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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