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주지사 한인 부인 "한인 커뮤니티 지지에 감사"

미주중앙

입력

메릴랜드 주지사에 당선된 래리 호갠과 부인 유미 호갠, 그리고 세자매들.

민주당 텃밭에서 공화당 깃발을 휘날리며 2014년 중간선거의 별로 떠오른 메릴랜드 래리 호갠 주지사 당선자와 첫 한인이자 첫 아시안 퍼스트레이디인 부인 유미 호갠.

선거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난 6일 호갠 부부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도 얼떨떨할 정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갠 당선자는 당선 이후 “주 경찰의 24시간 경호, 인수위 구성, 새로운 내각 조각, 예산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유미도 “이틀 동안 변화가 너무 많다”면서도 “지금은 대한민국의 딸인 것이 더욱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호갠 당선자는 당선 소감으로 “한인 커뮤니티의 ‘엄청난 지지(tremendous support)’에 감사한다”면서 “특히 한인 밀집지역인 하워드 카운티에서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시절 한인 커뮤니티와의 공약에 대해 “여전히 유효하고 이를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명직 고위 공직자 채용에 한인들의 폭을 넓혀 이들과 함께 메릴랜드를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능력 있고 자격이 되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신청”도 당부했다.

한국과의 경제 교류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초 주의회에서 경제 사절단 파견 등에 대한 관련 규정을 만들어 제일 먼저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미는 선거 운동중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 “출마를 앞두고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 점이었다”고 토로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민주당 텃밭에서 되지도 않을 일을 하고 있다는 핀잔만 들었다, 그럴 때마다 한인들이 힘을 뭉치면 할 수 있다는 말만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으로서 내년 초 주지사 관저에는 김치냉장고를 가지고 가, 생활 속에서 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미는 “다만 퍼스트레이디라는 역할이 메릴랜드 주민 모두를 아우르는 것인 만큼 인종적으로 치우친다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적인 활동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내조하는 한국적인 퍼스트레이디 상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급격한 생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일상적인 활동은 이어갈 예정이다. 메릴랜드 미대(MICA) 출강은 학교 측과 협의를 통해 횟수를 줄이지만 1주일에 한 번씩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인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벌써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장의 일보다는 메릴랜드의 장래를 위해서 조금씩은 기다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인사회에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한 호갠 당선자는 “후보 시절의 마음과 모습으로 조만간 메릴랜드 전역으로 다시 버스 투어를 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 나은 메릴랜드를 위해 두루두루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유미 호갠은 “오늘 아침에도 기도로 시작했다. 매일 매일 기도로 시작,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도 기도로 하루를 정리하겠다”는 소박한 마음도 내비쳤다.

첫 한인 퍼스트레이디인 유미 호갠은 전남 나주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1979년 하와이로 도미했다. 이후 캘리포니아를 거쳐 1991년 메릴랜드에 정착했다.

호갠과는 2001년 컬럼비아의 미술 전시장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자녀로는 전남편으로부터 킴, 제이미, 줄리 등 삼자매를 두고 있다.

허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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