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아이거 'CEO 굳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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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월트디즈니사의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로버트 아이거(54.사진) 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타결하고 차기 CEO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아이거는 지난 3월 마이클 아이스너 CEO가 퇴임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 CEO에 지명됐다. 그러나 회사의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의 조카인 로이 디즈니와 스탠리 골드 전 이사 등 반대파가 아이거의 CEO 취임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로이 디즈니와 골드 전 이사는 2003년 이사직을 사임한 뒤 아이스너 회장의 취임 이후 실적이 악화됐다며 퇴임 운동을 시작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아이스너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던 주역들이다.

아이거는 CEO 지명 이후 반대파와의 타협을 통해 최근 로이 디즈니를 명예이사 겸 고문으로 임명하되 로이 측은 아이거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고 아이거의 CEO 승계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로이 측은 앞으로 5년간 이사 후보자를 내거나 주주총회에서 불신임안을 내지 않기로 해 아이거의 입지는 탄탄해졌다.

아이거는 1974년 ABC방송에 입사한 뒤 경영수완을 발휘해 고속 승진했으며 96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 디즈니에 합류했다. 2000년 디즈니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오른 아이거는 오는 9월 말 아이스너가 퇴임하면 그 자리를 승계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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