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거는 지난 3월 마이클 아이스너 CEO가 퇴임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 CEO에 지명됐다. 그러나 회사의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의 조카인 로이 디즈니와 스탠리 골드 전 이사 등 반대파가 아이거의 CEO 취임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로이 디즈니와 골드 전 이사는 2003년 이사직을 사임한 뒤 아이스너 회장의 취임 이후 실적이 악화됐다며 퇴임 운동을 시작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아이스너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던 주역들이다.
아이거는 CEO 지명 이후 반대파와의 타협을 통해 최근 로이 디즈니를 명예이사 겸 고문으로 임명하되 로이 측은 아이거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고 아이거의 CEO 승계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로이 측은 앞으로 5년간 이사 후보자를 내거나 주주총회에서 불신임안을 내지 않기로 해 아이거의 입지는 탄탄해졌다.
아이거는 1974년 ABC방송에 입사한 뒤 경영수완을 발휘해 고속 승진했으며 96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 디즈니에 합류했다. 2000년 디즈니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오른 아이거는 오는 9월 말 아이스너가 퇴임하면 그 자리를 승계한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