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개인 명세 알면 용병예측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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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야구가 많은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환호속에 서서히 중반전 고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3월27일 역사적인 출범을 한 프로야구는 12일의 22일째 경기를 치러 전기 1백20게임 중 56게임을 소화했다. 보다 재미있고 흥미있게 프로야구를 관전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야구의 장기성과 이동성 프로야구는 옥상의 마라톤과 같이 페넌트 레이스이기 때문에 일정기간 치르는 아마야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마 건 프로 건 최후의 목표인 승리를 위한 집념은 같지만 경기 수가 많기 대문에 한 경기를 무리하면 남은 경기를 망치게 된다. 소빈대실인 셈이다. 아마 야구는 투수가 3연투 또는 4연투로 혹사당하지만 프로는 금물이다. 패배를 자초하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 흐름을 정확히 읽은 후 대세에 따라「정확한 판단, 신속한 포기」가 중요한 것이다.
마라톤 선수가 자신의 페이스를 결승 테이프를 끊는 순간까지 조절해야 하듯 장기 레이스동안 팀 전력을 적당히 배합,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한국 프로야구는 전후기 각 1백 20게임씩 모두 2백40게임을 치른다. 또 각 팀은 전후기 각 40게임씩 연간 80게임을 벌인다.
프로야구 6개 구단은 장기 레이스와 함께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을 순회하면서 홈 경기와 어웨이(원정)경기를 벌인다.
따라서 이같은 경기의 장기성과 이동성이 팀 전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에 대한 각 팀의 세심한 배려가 언제 어디서나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
◇선수기용과 작전
아마야구는 베스트 9와 후보선수들간의 실력 차가 두드러진 반면 프로는 팀이 다듬어 질 수록 실력 차가 작다 대타자나 대주자 전문선수가 있게 마련이다. 비등한 실력 현상은 모든 것이 선수 자신의 연봉과 계약금으로 연결돼 부단한 개인훈련 등으로 기량을 가꾸기 때문이다.
적시적소에 상대팀에 강한 투수나 타자를 파악해 기용하는 용병술도 관전자에게는 큰 관심과 묘미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해태 김용남 투수는 MBC전에 3번 출장, 3연승을 거두어 MBC킬러로 부상했고 OB박철순 투수는 대 해태전에 2전 전승을 올리고 있다.
또 삼성의 좌완 권영호도 해태에 2전 전승을 거두었고 MBC의 이길환과 OB의 박상열도 대 삼미전에서 2연승, 삼미에 강한 투수들.
이처럼 상대팀에 강한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과 함께 상대 투수에 강한 타자들을 적시에 기용하는 감독들의 용병을 주위 깊게 보는 것도 스탠드의 관중에게는 흥미로운 것이다.
◇기록 경쟁의 묘미
야구는 기록 경기이므로 모든 것이 숫자로 나타난다. 치열한 타율 경쟁, 투수의 다승 기록, 방어율 등이 한 시즌에 장기적으로 불꽃을 튀기게 된다.
MBC 백인천과 롯데 김용철의 치열한 타격경쟁이 그렇고 김우열(OB·6개) 김준환(해태· 5개) 백인천(5개) 이만수(삼성) 김용희(롯데)<이상 4개> 등 홈런 타자들의 홈런 경쟁이 볼만하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은 한 시즌에 이같은 기록 경쟁에서 이기고 팀 승리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건강과 신체 보호에 최대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기 중 불의의 부상을 입게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 그래서 프로선수의 몸은 바로 재산이라고 불리고있는 것이고 선수 개인의 동정 하나 하나가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야간 경기의 정취
프로야구의 첫 야간경기가 12일 하오7시 서울 운동장에서 OB-해태 전으로 벌어졌다.
프로야구의 야간 경기는 팬을 확보하기 위해 구단 경영 측이 창안해 낸 것이다. 이 야간 경기는 낮 경기에 비해 선수들의 피로가 더하다. 타자는 시력이 쉬이 피로해지고 외야수는 스타트가 느리며 속구 투수가 유리하다.
선수들은 계속 되는 야간 경기로 수면문제 등 충분한 휴식에 신경을 써야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35년 신시내티 크로레스 필드에서 첫 야간 경기가 열렸고 우리 나라는 66년10월7일 한일은-재일은 경기가 서울 운동장에서 첫 야간경기로 열렸다. 이 첫 야간 경기의 점등식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 불을 켰고 직접 시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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