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늘어가는 일본의 학원폭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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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에서 학교내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지바껜(간섭현)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 교장이 자기 학교에서 빈발하는 학생들의 폭력사건을 비관, 음독 자살한 일마저 있을 정도다.
올봄 중·고등학교 졸업식 때는 전체학교의 13%가 폭력사태에 대비, 경찰관을 입회시켰다.
작년 한해동안 일본에서 일어난 교내 폭력사건은 2천85건으로 전년에 비해 33·8%의 증가를 나타냈다. 그중 선생에 대한 폭력은 2배가 늘어난 7백72건으로 전체 교내 폭력사건의37%를 차지했으며 그 95·6%가 중학생들의 소행이었다.
제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부상한 선생만도 중학교에서 9백5명, 고등학교에서 38명, 모두 9백43명에 말한다.
이처렴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학원폭력에 대해 최근 몇 개의 교육기관에서 처방을 내려 주목을 끌고 있다.
사이따마현(기왕현)은 지난2윌「교내 폭력 특별 대책 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폭력 대책 지도자료」를 만들어 관내 3백50개 중학교에 배포했는데 경찰의 학원개입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이 특징이다.
어떤 경우에 경찰의 협력을 받을 것이며 경찰관 동원인원과 협력방법 등을 미리 경찰 측과 협의해 놓도록 권고하고 있다.
경찰의 학원개입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큰 일본인만큼 사이따마 현의 이같은 지침은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데 일부에서는「교육자의 교육포기 선언」이라고까지 혹평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시달림을 받고 있는 일선 교사들은 현실적 조치라고 환영하고있고 문부성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여 다른 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전 일본 중학 교장회가 3월25일 배포한 「중학생 선도 성공사례집」은 각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실시하여 성과를 거둔 대응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알기 쉽고 매력있는 수업』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있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교내 폭력을 뿌리 뽑으려면 우선 가르치는 선생부터 체질을 개선하고 차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
동경도 소년비행 문제 대책 위원회도「교원의 자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런 만큼『교사의 채용에는 학생지도의 지식과 경험을 중시할 것』을 최근 동경도에 건의하고 있다. 일본에서 논의되는 각종 대책은 그 발상을 볼 때「배제의 논리」와「침투의 논리」라는 두개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이 어느 논리를 택할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보아야할 일이지만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우리로서도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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