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유료 서비스제」일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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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로우대, 노인헌장 제정 등 한국에서도 노인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무사시노(무장야)방식이라는 새로운 유료 노후보장 대책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동경 도 무사시노 시가 복지공사를 설립,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뒷바라지를 유료로 해 준다.
우선 가입자들은 월1만엔(약3만원)의 기본회비를 내고 상담·간호원의 정기방문, 긴급 경보장치, 각종 행사참가의 혜택을 받게 되며 ▲가사·쇼핑·통원보조·이야기 상대(시간당 6백∼1천엔) ▲점심·저녁식사 배달(식사 당7백∼8백엔) ▲간호 및 간병(시간당9백∼2천엔) ▲외출시 동반(시간당5백50엔) ▲청소·힘드는 일(시간당5백50∼1천엔) ▲세탁·여행(실비) 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사후의 장례집행·묘지관리 까지도 의뢰할 수 있다.
이 시는 비용 부담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사후에 부동산을 처분, 정산키로 하고 연리5%의 복지자금을 융자해 주며 생활비까지도 빌려준다.
금년3월말 현재의 가입자수는 80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
그러나 이 부동산 담보 때문에 가끔 유산 상속인이 될 자식들과 불화를 빚거나 자식들이 가입을 반대, 공사 측이 중재하는 일도 있다.
Y노인은 자식에게 알리게 되면 물려받을 땅을 아쉬워할 것 같아 몰래 이 복지 공사에 가입했다.
가입 후 건강도 좋아지고 생활도 안정되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노인들 중에는 긴급 경보장치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병이 나거나 급하게 사람이 필요할 때는 전회기에 연결된 이 장치의 버튼을 누르면 호오야시의 동경 노인 홈에 경보가 울려 한밤중이라도 구조 요원이 달려오도록 되어 있다. 또 펜던트모양의 무선 발신기도 있어 침대나 화장실에서 긴급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가스의 누출도 탐지할 수 있다.
공사 측은 전속 간호원 2명, 복지 전담요원 3명을 두고 가사 서비스 협력원 1백29명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손녀와 같은 젊은 여성들 이어서 다정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노인들은 만족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를 스스로 해결해야겠다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있는 경향이어서 이러한 유료 서비스가 노인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매우 유익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성과와 반응이 예상외로 좋음에 따라 일본의 각 시 당국은 이 제도의 실시를 서두르고 있다.<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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