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차로 총기 들고 연쇄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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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일하오 8시5분∼45분 사이에 서울 도곡·대치·논현동 일대에 훔친 승용차를 탄20대 청년 1명이 신문지에 싼 총기를 들고 40분동안 약국 등 군데에 각각 한명씩 침입, 16만여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들은 비상망이 펴진 서울거리를 포니 승용차를 몰고 함께 달아나다 이날하오 10시55분쯤 서울 신당동 로터리에서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백차 183호를 타고 순찰 근무중이던 손양충 순경 등 2명에게 발견돼 정차명령을 받았으나 그대로 달아나다 차를 숭인동 시외전화국 뒤편 삼광물산옆 골목에 버리고 자취를 감추었다.
경찰은 강남경찰서 논현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 범인들이 사용한 총기가 개머리판 없는 카빈·권총·모의권총 등 여부를 가리기 위해 목격자진술과 모의권총을 대조하고 있다.
또 범인이 버리고 달아난 포니 승용차에서 지문3개와 빈 박카스 병 등 유류품9점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하고 차량이용 강·절도전과자 엄모씨(28)등 1백90여명과 스페어 운전사·장비사·가석방전과자 등을 중심으로 수사중이다.

<1차 범행>
이날 하오 8시5분쯤 서울 논현동200의15 한약국(주인 한춘자·41·여)에 엷은 하늘색 상의와 회색바지차림에 밤색 선글라스를 낀 27, 28세 가량의 청년1명이 들어왔다. 이 청년은 오른손에 신문지로 손잡이 부분을 싼 총기를 들이대고 『현금을 있는대로 모두 내놓아라』고 요구했다.
한씨는 카운터 서랍 속에 있던 현금 6만원을 꺼내주자 범인은 곧 되돌아가 약국 앞에 세워둔 베이지색 포니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2차 범행>
1차 범행 후 28분 후인 하오8시33분쯤 서울 도곡동4l6의10 송석환씨(39·동신플래스틱대표)집 앞에 세워둔 송씨의 서울4나7777오 레코드 로열 승용차(운전사 오우영·26)에 범인이 나타났다. 범인은 운전사 송씨의 승용차를 10m쯤 지나치다가 되돌아와 승용차 오른쪽 1m쯤 옆에 차를 세웠다.
범인은 차에 탄채 『차창문을 열라』고 손짓을 해 운전사 오씨가 문을 열자 차에 앉은채 차창 밖으로 총구릉 내보이며 자동차 키를 달라고 했다.
운전사 오씨가 키를 빼내주자 범인은 『뒷좌석에 탄 사람은 어디갔느냐』고 물었다. 오씨가 『제삿집에 갔다』고 하자 『거짓말마라. 죽여버리겠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때 1백m쯤 뒤편에서 방범대원이 나타나자 범인은 타고있던 서울4가3615호 베이지색 승용차를 몰고 역삼동쪽으로 달아났다.
당시 송씨는 친척의 제삿집에 가고 승용차에는 오씨만 타고 있었다.

<3차 범행>
2차 범행 7분 뒤인 하오8시40분 서울대치동52의2 은마아파트안 지영약국(주인 백만자·37·여)에 1차 범행 때와 인상착의가 같은 범인이 나타났다.
백씨와 외사촌동생 등 2명이 얘기를 하고 있던 중 범인은 신문지에 싼 총구를 백씨에게 들이대고 『꼼짝마라. 돈을 있는대로 다 내놓아라』고 요구했다.
백씨가 외사촌동생을 시켜 진열장 옆 서랍 속에서 10만원을 집어주자 범인은 서랍 속에 돈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한 뒤 돈이 없자 약국을 나가 약국 앞에 세워둔 포니 승용차를 타고 양재동쪽으로 달아났다.

<2인조 가능성도>수사
경찰은 범행차를 뒤쫓아간 성동경찰서 소속 전경 권윤호 상경이 범행차량 앞좌석에 2명이 타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 운전사 오씨가 ▲범인의 얼굴에 기미가 끼었으며 ▲밤색바탕에 흰줄무늬의 양복 ▲체격이 마른 편이었다고 진술한 반면, 범행당시 한약국에 있던 이정동씨(27·동화약품영업사원)는 ▲범인의 얼굴에 기미가 없고 엷은 하늘색 상의와 회색바지차림이었고 ▲체격은 보통이었다는 진술에 따라 1, 3차 범인과 2차 범행의 범인이 각각 다른 2인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인조 가능성도>범인
범인은 27, 28세 가량이며 1백70cm쯤의 키에 옅은 하늘색 신사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이었다. 얼굴은 희고 머리는 하이칼러로 말쑥히 빗어 넘겨졌고 밤색 선글라스로 눈을 가렸으며 서울말씨를 썼다.
체격은 뚱뚱한 편에 얼굴은 둥글고 검은 편이었고 코는 주먹코로 큰 편.

<2인조 가능성도>범행차량
범행에 사용된 차는 서울4가3615호 베이지색 포니 승용차. 이날 상오10시쯤 차주 김상윤씨(36·중앙대 교육대학원생·서울 가리봉동133의6)가 집 앞에 있는 제일세차장에 세워두었다가 도난 당한 것이다.
주인 김씨는 『차를 세차장에 말기고 집안에 들어가 돈을 가지고 나와보니 차가 없어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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