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파란의 명승부 속에 중반전에 돌입한 제1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영남세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대구고·부산고에 이어 경북고와 천안 북일고 신일고 그리고 세광고가 8강에 합류, 패권의 향방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빅카드의 연속인 대회 4일째인 29일의 2회전 경기에는 3만5천여 야구팬들이 스탠드를 가득 메워 서울운동장을 고교야구의 열기 속으로 몰아넣었다.
천안북일고는 1년만의 설욕전에서 군산상을 완봉한 우완 안성수가 9회 말 2사 만루에서 8번 타자로 등장, 천금같은 중전 굿바이 히트를 뿜어내는 투타의 수훈에 힘입어 거함 군산상에 1-0으로 승리, 지난해 결승에서 5-3의 패배를 설욕했다.
또 지난해 청룡기·봉황기·황금사자기·전국체전 등 4관왕에 빛나는「거목」경북고는 1회 초 선두1번 장문영의 기선을 제압하는 솔로호머와 6회 초 6번 안국태의 결승3루타 등에 힘입어「호남야구의 기수」인 광주일고를 4-2로 제압, 이 대회 7번째 패권을 향한 험난한 2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또 30일 5일째 2회전에서 충북 세광고는 4번 최동창의 대회 5호째인 솔로홈런 등 장단7안타를 퍼부어 춘천고를 6-0으로 셧아웃, 2일 1시 준준결승전에서 8년만에 패권탈환을 노리는 강호 경북고와 격돌케 됐다.
<세광 6-0 춘천>
세광고는 박희종·송진우를 계투시켜 춘천고 타선을 2안타로 처리하고 6회 말 4번 최동창의 솔로호머 등 집중 7안타와 적실에 편승, 완승을 거두었다. 세광고는 3회 말 1사 후 1번 우재룡이 3루타를 날린 후 3번 강희석의 타석에서 춘천고 선발 한봉규의 폭투를 틈타 선취점을 올렸다. 세광고는 6회 말 4번 최동창의 중월 1백20m짜리 커다란 홈런으로 승세를 굳히고 사구2개와 적실1개에다 투수폭투에 편승, 안타 없이 1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세광고는 7,8회에 모두 3점을 추가, 대승을 장식했다.
<북일 1-0 군산상>
천안 북일고의 승리는 투수 안성수의 승리였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5-3으로 패퇴, 패권을 놓친 북일고는 투수 안성수의 9회 말 황금의 결승타로 거함 군산상을 침몰시키고 지난해의 한을 풀었다.
8회 말 2안타를 치고도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던 북일고는 마지막 9회 말 공격에서 선두3번 조양근이 사구와 도루로 득점발판을 만들었다. 군산상 백기성 감독은 북일고 강타자인 4번 장창문을 4회 말 등판한 조계현 투수에게 고의사구를 지시, 북일고는 무사 1,2루를 이루었다.
북일고는 이어 5번 김광윤의 1루 땅볼로 l사 2,3루의 결정적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군산상은 6번 김명주 마저 고의사구를 허용, 만루작전으로 몰고 갔다.
북일고는 7번 이광준이 병타로 물러나 기회를 놓치는 듯 했으나 투수인 8번 안서웃가 볼카운트 1-2에서 천금의 중전안타를 뿜어내 0의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군산상은 8회 초 2사3루의 호기를 놓치더니 9회 초에는 2사 1,2루에서 6번 고장량이 우전안타를 날렸을 때 북일고 우익수 장창문의 호송구로 2루 주자 3번 조계현이 홈에 필사적으로 슬라이딩하다 태그아웃,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경북 4-2 광주일>
경북고는 1회 초 선두1번 장문영이 광주일고 선발 허경호의 초구를 강타, 중월 솔로홈런을 뿜어내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광주일고도 이에 뒤질세라 1회 말 1사 후 2번 김성규와 3번 박준태가 연속사구로 나간 2사 1, 2루에서 5번 정영진의 우전 적시타로 1-1동점으로 따라붙었다.
5회까지 균형을 이루던 경북고는 6회 초 선두3번 김대식과 4번 류중일이 연속안타 후 6번 안국태가 통렬한 우월 3루타로 주자를 일소, 3-l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2점차로 뒤지던 광주일고는 7회 말 선두5번 정영진이 내야안타로 나간 뒤 6번 천상주의 땅볼로 2진하자 7번 김선진이 적시에 좌월안타로 후속, 1점차로 점수차를 좁혔다.
경북고는 8회 초 2사 1, 3루에 선제홈런을 날렸던 1번 장문영이 또다시 중전적시타를 날려 귀중한 추가점을 올림으로서 광주일고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