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전 1군사령관 음주추태 사실 아니다” 성급한 문책 전역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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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현돈(예비역 대장·사진) 전 1군사령관의 전역 과정에서 국방부가 석연치 않은 결정을 한 사실이 뒤늦게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신 전 사령관은 지난 9월 2일 전역지원서를 내고 전역했다. 당시 국방부는 설명자료에서 신 전 사령관의 근무지 이탈과 음주추태를 기정사실화했다. “신 전 사령관이 지휘관으로서 위치를 이탈하고 출타간에 품위를 손상시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내용이었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수행원들이 시민들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 언론은 ‘ 사실상 경질’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9월 11일과 12일 이틀간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신 전 사령관의 수행원들과 시민들 간 실랑이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전에 육군본부에 안보강연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9월 중순 재조사 보고서에 “수행원이 과도한 경호를 했으나 화장실 이용객과의 신체적 접촉이나 실랑이는 없다”고 적었다.

 문제는 국방부가 새로운 사실을 밝혀놓고도 40여 일간 쉬쉬해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사건 당시 총기 난사와 구타·가혹행위 사건으로 몸살을 앓던 국방부가 자칫 불똥이 튈까 성급하게 신 전 사령관의 전역을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신 전 사령관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허락받은 안보 강연 이후 교직원과 동창생 등 15명과 식사를 하며 소주를 마신 것은 맞다”면서도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음주추태를 부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신 전 사령관의 전역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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