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의원 "노대통령, 링컨과 전혀 안 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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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참으로 알 수 없습니다. 그분은 링컨의 무엇이 좋다는 것인지.링컨의 무엇을 닮았다는 것인지…"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평소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해 온 노무현 대통령을"링컨과 너무 다르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4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링컨을 좋아한다는 그분에게'라는 글을 통해서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글 내용상'그분'이 노 대통령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정 의원은 이글에서"우리가 누굴를 좋아할 때 흔히 우리는 그를 닮고자 원한지만 그분은 기실 링컨과 너무 다르다"며 "링컨을 잘 모르거나, 자신을 잘 모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같은 것은 딱 하나 7전8기했다는 것"이라고 덛붙였다.

정 의원은 링컨의 리더십을 통합.겸손.관용의 리더십 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정적까지 친구로 만들었던'관용의 리더쉽'이라고 말했다. 링컨의 예를 들어 은근히 노 대통령에게 관용이 부족하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을 강조한 셈이다.

다음은 정 의원이 쓴 글의 전문.

2009년 링컨출생 200주년을 앞두고 벌써부터 링컨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링컨의 생애에 대해서 수많은 평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그것이 단연 압권입니다.

"역사상 위대한 영웅들과 위인들이 많이 있었지만 진정한 거인은 링컨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를 미워하고 죽이려던 원수들까지도 용서하고
형제처럼 대하며 사랑의 손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링컨은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미소는 따사로운 햇살같이 빛났으며, 그의 행동은 바위처럼 단단했고, 그의 인품은 친절과 관용으로 넘쳤습니다. 우리 모두는 링컨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자로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 톨스토이"

어느 분께서 링컨을 대단히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좋아할 때 흔히 우리는 그를 닮고자 원합니다. 그런데 그분은 기실 링컨과 너무 다릅니다. 같은 것은 딱 하나 7전8기했다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자신이 링컨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링컨을 잘 모르거나, 자신을 잘 모르거나 둘 중에 하나이겠지요.

링컨의 리더쉽은 통합의 리더쉽, 겸손의 리더쉽, 관용의 리더쉽으로 분석됩니다. 내란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나라를 하나로 묶어낸 위대성이 통합의 리더쉽이요,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늘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낮은 자세가 겸손의 리더쉽이요, 원수를 친구로 만드는 인간적 크기가 관용의 리더쉽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중 관용의 리더쉽이 제일 멋있습니다. 링컨대통령 사후 그의 유품중에 편지가 많았고, 그 편지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남북전쟁중 북군의 미이드장군이 링컨의 명령을 어기고 결정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링컨이 미이드장군을 심하게 질책하는 내용의 편지였습니다.

그런데 이 편지는 보내지 않은 편지였습니다. 링컨의 상투적인 수법입니다. 누가 미우면 그를 비난하는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는 태워버립니다. 그가 증오를 삭이는 방법이었지요. 미이드장군에게 쓴 편지는 미처 태우지 못한 편지였던 것입니다.

링컨은 대통령이 되자 그를 평생 괴롭힌 정적 스탠턴을 국방부장관에 임명합니다. 주위에서 반대가 심하자, 이렇게 말합니다.

"원수는 죽여서 없애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서 없애야지요. 이제 그 사람은 나의 적이 아닙니다. 나는 적이 없어져서 좋고, 그처럼 능력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좋고 일석이조 아닙니까? "

링컨에 관한 이런 예화는 너무도 많습니다. 가히 관용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참으로 알 수 없습니다. 그분은 링컨의 무엇이 좋다는 것인지. 링컨의 무엇을 닮았다는 것인지…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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