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신성모독 서적 출판으로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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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예수는 결혼했다』는 내용과 그의 성모「마리아」독생자설를 부인하는 서적들이 번역출판 돼 기독교에 많은 물의를 빚는 한편 일반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의의 대상이 되고있는 이 같은 내용의 서적은 『예수는 결혼했었다』(문학예술사간), 『성혈과 성배』(행림사간), 『예수는 사생자였다』(오곡문화원간) 등-.
『예수는 사생자였다』와 같은 책은 예수의 신성을 지나치게 모독했다는 교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정부당국의 판금령이 내려져 서점으로부터 수거되기도 했다. 또 기독교서적상연합회는 지난달 15일 이들 서적을 일체 불매할 것을 결의, 전국 1백70개 기독교전문서점은 이러한 책들을 절대 취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반 서점을 통한판매는 여전히 계속되고있어 당국으로부터 모두 「금서」로서의 판금조치가 내려지지 않는 한 자칫하면 교계와 출판사간에 시비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예수는 로마명사에게 겁탈 당한 성모 「마리아」의 사생아였다』 는 내용을 편저한 책인 『예수는 사생자였다』는 몇 달 전 예수의 신성성을 지나치게 모독한 불량서적이라는 이유로 당국에 의해 금서로 묶었다.
같은 내용을 책의 제목만 달리한 『예수는 결혼했었다』와 『성혈과 성배』는 지난달 출간된 것으로 추리적인 상황종합에 따른 예수의 결혼설을 전개하고있다.
원래의 책명이 『Holy Blood and Holy』인 이 책의 원저자는 「헨리·링컨」 「미첼·베이전트」 「리처드·레이」공저-.
이 책은 72년 영국 BBC방송에서 『잃어버린 예루살렘의 선물』이라는 TV영화로 제작, 방영돼 화제를 모았던 내용과 그후 공저자 등이 10여년간 조사한 것을 추가해 내놓은 것이다.
내용은 『예수는 결혼했고 그 후손들이 유럽대륙에 옮겨와 이어졌다. 그들은 유럽역사 속에 부침하면서 예수 후손으로서의 위치를 드러내고 유럽을 지배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들의 노력은 12세기 십자군의 예루살렘점령과 그후에 생겨난 건설적인 사원기사단의 활동으로 결정을 이루었다』 는 것이다.
이 책은 예수의 결혼사실을 그가 많은 포도주를 만들어내는 기적을 행한 집회에서 찾아내며 그 집회는 『성경』기술과는 다른 바로 예수의 「결혼식」이었다고 주장한다. 예수가 결혼과 함께 선교를 하는데 이는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예수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당시의 로마세력과 로마의 꼭두각시 「헤롯」왕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결국에는 처형을 당한다.
처형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게 아니고 처형장소도 골고다언덕이 아닌 「요셉」의 집이며, 혹은 다른 사람이 대신 처형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기독교 선직자들과 신자들은 전통적인 성서의 가르침과는 터무니없이 다른 이 책의 내용에 분개를 넘어선 저주의 혹평을 서슴지 않는다.
성갑식 목사(기독교서회총무)는 『성경기록이란 인간의 추리로 왜곡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한 책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차라리 무시해버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 책은 종교서적도 아니고 또 그러한 내용으로 예수 곤빕성이나 기독교의 전통적인 교리가 조금도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만만한 태도다.
김호용 성서공회총무도 『한마디로 논평할 가치조차 없는 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교계 측의 이 같은 냉담한 반응에 비해 이들 책이 던져주는 심층의 파문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윤·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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