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고…해저자원 구내서도 탐사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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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해저광물의 주인은 누구인가.
지난2월초순에 있은 심해저의 광물자원개발을 위한 미·영·서독·프랑스의 독자적협정체결과 3월8일부터 열리고 있는 유엔해양법회의를 계기로 해저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사이에 전례없이 고조되고 있다.
해양법회의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일부 선진국과 개도국이 뜨겁게 대립하고 있으며 협정체결에 소외당한 일본은 은밀히 독자적인 심해저자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개도국과 선진국, 어느 쪽에도 동조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세계의 해양개발헌황과 해양법회의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심해저자원개발은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지를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해양자원이라 하면 바닷물속에 녹아 있는 중수·브롬을 비롯한 용존광물과 해저표면에 퇴적되어 있는 망간·니켈등의 광물, 해저의 석유·유황등을 들수 있다.
이중 해저표면에서 채굴할 수 있는 광물은 20종을 넘는다. 수심2백m 이내의 대륙붕에서는 사금·사철·다이어먼드등이 얻어지며, 심해에서는 망간단괴가 대표적인 광물로 꼽힌다. 이밖에도 주석·은·석탄등이 생산가능 광물이어서 바다밑은 그야말로 마지막 남은 광물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광물은 대륙붕에서 생산되므로 연안국의 문제이나 망간단괴만은 수심4천∼6천m의 공해해저에 무진장 깔려 있다.
최근의 국제적 마찰은 사실 공해해저의 망간단괴 개발을 둘러싼 줄다리기라고도 볼 수 있다.
감자처럼 생긴 덩어리로 심해저에 깔려 있는 망간단괴의 추정량은 1조7천억t으로 무진장이다. 망간단괴는 망간 뿐 아니라 다양한 희귀광물을 포함하고 있어 더욱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망간단괴의 평균성분은 ▲망간29·8% 철졀4·8% ▲구리1·2% ▲니켈1·36% ▲코발트0·2%등이고 나머지가 폐석성분이다.
망간단괴의 주요 밀집지역은 태평양 하와이 남쪽 해저와 멕시코 서부해저로 직경 1∼10cm크기의 망간단괴가 1평방m당 10kg이상씩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간단괴의 중요성은 지상의 광물이 얼마 안 있어 바닥이 난다는 점에도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코발트는 42년, 구리는 63년, 망간은 75년간이면 저장채굴량이 소진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이런 광물자원은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어 자원파동의 우려까지 있는 중요자원이다.
망간은 제철과 화학제품의 원료로 많이 쓰이는데 브라질·소련·가봉등에 몰려 있다.
니켈은 각종 제트엔진·비행기 터빈등에 쓰이는 특수합금제조에 필수적이며, 코발트는 비행기부품·전기·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코발트합금과 영구자석을 제조하는데 쓰인다.
선진각국은 오래전부터 해저광물의 탐사 및 선광기술을 축적해와 80년대는 시험검토단계를 거쳐 경제적 개발수준에 도달했다.
유엔해양경제기술처는 80년 조사보고서에서 망간단괴의 분포밀도가 평방m당 10kg이상지역이라면 1985년을 기준, 연간 이익률이 8·5∼9·5%이며 순이익은 4·5%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을 비롯한 몇 개국은 심해저 채광기술을 갖고 있으며 6개의 다각적 자본협동체 (컨소시엄)도 구성돼 있다.
코네티컷그룹은 미국의 코네티컷동광회사·영국석유회사·일본미쓰비시·캐나다 노란다광물회사등 4개국 6개회사가 참여해 연3백만t의 망간단괴를 채취할 계획을 세운바 있다. 0RI (대양자원합작사)에는 미·캐나다·호주·프랑스·서독·일본등 6개국 20개회사가 가입, 70년초에 수심 3천6백m에서. 채취실험을 했고, 그후 5천m수심에서 몇t의 망간단괴를 채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심해저채취방법은 크게 3가지로 ▲공기흡입법 ▲수압법 ▲CLB법등이다. CLB법은 줄줄이매달린 네모난 두레박으로 배를 이용해 해저를 긁으면서 퍼올리는 방법이다.
이런 선진국의 해저자원에 대한 개발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에게 큰 자극을 주고 있다. 81년3월 관심 있는 몇몇 전문가들은「심해저광물자윈연구그룹」이라는 모임을 갖고 망간단괴에 대한 문헌조사를 실시했다.
연구그룹에 참여했던 동력자원연구소 김승우실장(43)은 『우리도 86년까지는 적어도 1만t이상의 심해저탐사선을 건조해 심해저개발의 기득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 우리의 경우 심해저광물자원이 대부분 수입대상품이다.
구리는 80년 15% 함유동광석50만8천8백t, 3억6천만달러어치를 수입했으며 망간은 34만5천t(2천1백만달러), 니켈은 2천7백t(1억7천8백만달러)등 수요량 전량이 수입됐다.
국내의 해저자원 개발은 동력자원연구소와 과학기술원부설해양연구소를 중심으로 우선 각1백69t과 83t의 탐사선으로 연안의 지질 및 자원탐사가 진행중이다. 동력자윈연구소는 78년부터 『대륙붕지질도』작성에 들어가 86년까지 황해와 남해전역을, 91년까지는 동해까지 정밀지질도 제작을 끝낼 계획이다.
부존가능성이 있는 광물로는 서해에서 사철·사금이, 남해는우라늄·모나자이트등이 있으며 특히 모래·자갈은 남·서해에서 아주 유망한 골재자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동해는 2천m 깊이의 심해지만 망간의 부존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동해는 아직탐사가 안된 상태이므로 석유를 비롯한 다른 광물자원의 분포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해양연구소는 미국을 비롯한 일본등 인접국과 공동으로 황해탐사를 추진중이며 연안의 물리·생물·지질상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하는 연안환경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해양연구소의 장순근해양지질실장은 『해저자원에 대한 데이터는 나와 있는 것조차 믿기어렵고 대부분 비밀에 싸여 있다』며 일본이 최근 진수한 탐사선 백령2호(1천8백t)의 활동장비가 완전히 베일에 싸여 있음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해양자원개발에 대기업들이 참여, 대양으로 나가야할 시점에 왔다고 볼수 있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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