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수법전과자 14명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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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무부인 살해>
신화사(파이로트 만년필 메이커) 전무 이오용씨 부인 피살사건 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2인조로 이 가운데 1명은 왼손잡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동일수법 전과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낮 털이와 반창고를 이용한 강도 등 동일수법 전과자 1백40명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 가운데 수법이나 지리적 연관이 있는 남모씨(35·서울 정릉동)등 14명의 소재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이 원한 관계 또는 단순 강도범행 어느 쪽에도 단정을 내리지 못한 채 동일수법 전과자에게 수사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그 동안 숨진 장씨 주변과 남편 이씨의 회사관계수사에서 원한을 살만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범인을 2인조로 보는 것은 사건현장 응접실 탁자 위의 코피 잔 위치가 소파 쪽에 2잔, 창문 쪽에 1잔이 놓여있는 점이 평소 숨진 장씨가 손님에게 코피를 대접하며 손님을 소파에 앉히고 자신은 마루에 앉던 습관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장씨의 사체부검 결과 오른쪽 얼굴 관자놀이 부위에 주먹 크기의 피하출혈(피하출혈)이 나타난 점으로 미뤄 장씨가 왼손잡이인 범인 1명으로부터 주먹으로 맞고 쓰러진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신화사의 전직간부 7명이 80년8월 집단사표를 낸 뒤인 그해 9월 중순 이씨가 자신이 전무로 근무하던 신도 사무기 주식회사에 돌연 사표를 제출하고 40여 일만에 신화사로 옮긴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또 지난해 7월 공갈혐의로 구속된 임모씨(51·전 전무)등 7명중 6명이 지난해말 모두 풀려난 것을 밝혀내고 이들의 소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자신이 회사에서 대외 영업관계에 주로 관여했기 때문에 인사·경리업무에 관련된 원한을 살 일이 없으며 공갈범 처리과정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아 이해관계가 없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한편 경찰은 장씨의 얼굴에 붙었던 넓이7·5cm정도의 반창고가, 전문 의료용이나 중심가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내고 제조업체인 W제약이 공급하는 서울시내 23개 약국을 대상으로 출처수사도 펴고 있다.
사체부검에서 장씨는 길이 15cm쯤으로 잘려진 반창고 5∼6장이 얼굴 전체에 겹겹으로 붙여져 목이 졸리기 전에 이미 가사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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