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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충남의 벽지 청양에 위치…명당7곳 있다하여 ″칠갑〃|높진 않지만 산세 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충남의 한복판 청양군에 우뚝 솟아있는 칠갑산(칠갑산·해발5백61m)은 명당자리가 7개 있다하여 칠갑산이라 명명되었단다. 이곳은 산골 벽지라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73년 충남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곳이다. 천양군의 정산면 대치면 적곡면등 3개면에 걸쳐 위치해 있는 칠갑산의 주위에는 6백여m의 연봉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산의남쪽에는 삼천궁녀의한을 품은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으며 서쪽에는 아득하게 안면도가 보인다.
청양군은 산금으로 유명한 구봉광산이 있던 곳이고 적곡면은 중석광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나 지금은 모두 폐광상태라고 한다. 산행은 한티고개 (혹은 대치고개)에서 시작하여 전망이 탁 틔어 광장을 이룬 정상을 거쳐 고대삼국시대 사찰인 장곡사(장곡사)로 하산하게 된다. 한티고개마루에 이르게 되면 칠갑산 이라고 쓴 돌모자이크가 얼른 눈에 뛴다. 이처럼 산의 이름을 직접 산에다 간판처럼 써 놓은 것을 본적이 없어 매우 특이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한티고개를 조망하기 위하여 세워진 칠갑정이 있어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굽이치는 한티재의 신작로가 한눈에 들어오고 칠갑정의 바로 맞은 편에는 면암(면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이 서있다.
최익현 선생은 한말 항일 의병을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목면(목면)에서 일으켰으므로 그의 높은 뜻과 굳은 의지를 되새기기 위해 세워진 이 동상은 이 지방 사람들의 자랑거리이기도하다.
한티고개에서 l시간30분정도 잡목이 우거진 산길을 계속 오르면 넒은 헬기장이 닦여져 있는 정상에 오르게 된다. 이 부근에는 별로 높은 산이 없으므로 사방이 훤히 퇴어 시원한 기분으로 산행에 임할 수 있다.
정상에서 동쪽으로는 명덕봉·미장봉·개봉산·앵봉산, 서쪽으로는 관비산·우산·천마봉,남쪽에는 정해산·망월산, 북쪽에는 대덕봉·문박산 등이 어깨동무라도 하고 있는 것 처럼
다정스럽게 솟아 있다 두 정상에서 1시간10분가량 걸려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장곡사에 도착하게된다. 칠갑산은 낮은 산이긴 하지만 비교적 골자기가 깊고 산의 규모도 웅장한 편이며 비숫한 능선도 많고 갈림길도 여러곳으로 많이 나있지만 갈림길마다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산행하는데 혼동을 일으킬 염려는 없다.
장곡사는 백제 법왕 원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며 고려식 대웅전과 이조식 대웅전이 위 아래로 2개가 있어 이채로움을 띠고있다.
위의 대옹전에는 국보58호로 지정되어 있는 쇠로 만든 약사여래상과 그 좌대, 그리고 보물17호인 비로자나불좌와 그 좌대가 있고, 아래 대웅전에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금동약사여래불과 그 좌상등 국보1점과 보물4점이 보관되어 있다.
산의 정상에서 장곡사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남으로 5리쫌 가면 3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있는 삼형제봉에 이르게 되는데 잡목 숲을 헤치며 능선을 따라 하산하게 되면 지천강이 갈지(지)자 모양으로 여러번 굽이쳐 흐르는 가리정장자동마을에 이르게 되는데 이 부근의 강변마을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채 그림엽서의 퐁경같은 아름다운 촌락으로 고향을 찾아온 듯한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칠갑산은 사방 어디서라도 정상인 상봉에 오를 수 있으나 시간의 제약과 교통편의 이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티고개∼정상∼장곡사 코스나 그 반대 코스를 택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공주에서 대전으로 통하는 국도는 아스팔트길이 아니고 전형적인 시골길로 도로 양옆에는 쭉쭉 뻗은 미루나무가 여행자들을 반기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도로확장과 포장공사가 한참이어서 예정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리는 것이 흠이 될수있다.
칠갑산의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예산을 경유하여 온양온천이나 도고온천에 둘러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수있다.

<교통편>
버스를 타고 한티고개에 하차하는 방법과 용산서 공주까지 직행버스를 타고 공주에서 다시 대전행버스를 이용, 한티고개에서 하차하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들아올때는 청양에서 서울용산터미널로 직행하는 길과 청양에서 예산을 지나 온양온천을 둘러 서울에 이르는 코스가 있다.

<숙박시설>
숙박시설로는 한티고개에 칠갑산장과 장곡사 부근에는 장곡산장이 있으나 지금은 사용할 수가 없고 부근에서 민박을 해야 한다.
칠갑산장=방9개. 하루숙박료 5천원정도. 신소광<세영 산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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