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중앙청이 「민족박물관」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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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재의 중앙청건물이 민족박물관이 된다. 정부는 일제의 총독부 건물이었던 중앙청을 통치의 상징이 아닌 민족박물관으로 이용키로 결정함에 따라 정부청사재배치계획을 마련, 16일 하오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민족박물관에 대한 세부계획은 문공부가 별도로 마련키로 하되 늦어도 85년부터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현재의 중앙청 본관을 사용하고 있는 국무총리실·총무처·법제처는 종합청사로 옮기며 이에 따라 종합청사에 있는 보사·건설·법무·농수산부와 과학기술처는 과천의 정부 제2청사로 옮기게 된다. 단 중앙청에 있는 외무부는 경제기휙원건물로 옮기게 되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는 종합청사로 들어오고 문공부는 현재 사용중인 중앙청 제l별관을 그대로 사용한다. <관계기사3면>
이전 시기는 오는 6월말 과천 제2청사 일부(제2동)가 완공되면 보사부가 먼저 이전하고 법무·농수산·건설부·과기처 등 4개 부처는 12월말 과천청사 제l동이 원공되는대로 이전하게 된다.
현재의 중앙청에는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옮겨와 민족박물관이 되며 현재의 중앙박물관은 민속박물관으로 바뀐다.
그렇게되면 현재 중앙청과 경복궁을 구분하고 있는 담을 헐어 완전히 경복궁과 연결해 경복궁정원으로 만들고 박물관부속 문화공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과천 제2청사는 제2동이 건평 6천5백평, 제1동이 8천5백평 등 모두 1만5천평이며 중앙청은 총9천3백6평이다.
지난 78년 착공한 과천 제2청사는 5만평의 단지에 모두 4개동 연건평 3만6천평을 짓게되었으나 3동 및 4동에 대한 계획은 아직 서있지 않다.
본래 과천 제2청사로 옮길 예정이던 수산청·환경청·공진청·해운항만청 등 임대건물을 사용하는 부처들은 일단 현임대청사를 이용토록 하고 추가로 건물을 지어 종합적인 재배치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앙청을 민족박물관으로 바꾸는 이유는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새로운 국립박물관이 필요하고 ▲중앙청이 일제식민통치의 잔재의 하나로 정부청사로는 부적당하다는 여론과 ▲치욕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 민족사를 창조하려는 결의를 다지는 산 교육장으로서의 가치와 ▲중앙청의 위치가 고궁인 경복궁 내에 있고 도심지여서 박물관으로서 최적의 위치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정부당국자는 밝혔다.
사실 중앙청이 박물관으로 된다는 것은 단순한 건물용도의 변경이란 차원을 넘는 것이다.
일제식민통치의 상징이 민족얼의 상징으로 바뀜을 뜻하고 민족을 부정하던 바로 그곳올 민족혼이 깃들고 뻗어나갈 곳으로 만든다는 뜻이 있다.
또 중앙청이 박물관이 됨으로써 서울도심중의 도심인 세종로·태평로의 도시기능이 달라지게 된다.
청와대·중앙청·종합청사·구국회의사당·서울시청 등이 자리잡아 이 나라 정치·행정의 본산이던 세종로·태평로가 앞으로는 문화·예술의 본산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비록 청와대·종합청사 등은 그대로 남지만 경복궁 내의 박물관→중앙청 박물관→세종문화회관→덕수궁의 현대 미솔관(기존외 신축계획)→언젠가 욺기게 될 서올시청건물의 문화시설화 등을 생각하면 세종로·태평로는 이 나라「문화의 축」이 된다.
실제 관계당국은 이 「문학의 축」이란 구상에서 이런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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