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와~ 신나요, 서울 구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 강원도 정선 위 스타트 마을(함백초등학교) 어린이들이 23일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아웃백 스테이크 도곡점에서 어린이들이 주방을 둘러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우리 마을 주위엔 산만 즐비하게 있는데 여긴 신나고 볼 게 많네요. 자주 왔으면 좋겠어요."

강원도 어린이 36명이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했다. 외식업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가 23일 정선 위 스타트(We Start) 마을 어린이들을 키즈 투어의 일환으로 서울에 초청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초청받은 어린이들은 탄광촌으로 유명했던 강원도 정선군 조동리에 있는 함백 초등학교 5, 6학년생들이다.

오전 7시 정선에서 출발한 어린이들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이하 아웃백) 도곡점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 4시간의 장거리 여행이었지만 차에서 내리는 어린이들의 얼굴은 밝기만 했다. 6학년생 호준이는 서울 구경이 처음이다. 서울 구경에 마음이 들떠 전날 잠을 설쳤다는 호준이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생 호선이와 같이 못 온 것이 아쉽다"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강원도 어린이들 중 절반은 이날 처음 서울을 찾았다.

6학년 윤석이는 서울이 고향이다. 하지만 7세 때 부모님이 불의의 사고로 모두 세상을 뜨면서 지금은 정선에서 80세가 넘은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산다. 윤석이는 "큰아버지가 사는 서울에 간혹 오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온 이번 여행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아웃백 키즈 투어는 영어 강사가 어린이들에게 아웃백 매장에 설치한 호주 풍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강사는 아이들에게 외국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자는 의도에서 천천히 영어로 설명했다.

영어를 알아듣는 어린이들은 극히 일부였지만 '코알라' '캥거루' 등 익숙한 단어들이 나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큰 관심을 보였다. '부메랑'과 호주의 전통 피리 악기인 '디주리두'를 꼼꼼히 만져보는 어린이들도 적지 않았다.

어린이들을 인솔한 신상갑 교감은 "조동리는 탄광촌으로 한때 부자 동네였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농사로 근근이 살아가는 집들이 많다"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서울 초청이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이번 서울 나들이는 체험학습의 하나로 이뤄졌다.

아웃백 마케팅팀 박계윤 팀장은 "앞으로 모든 위 스타트 마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키즈 투어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웃백 매장에서 식사를 한 어린이들은 근처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오후 3시쯤 정선으로 출발한 어린이들은 색연필, 코알라 인형 외에 '산간벽지에 있는 우리를 생각하는 이웃이 세상엔 많구나'라는 마음의 선물까지 덤으로 가져갔다.

하지윤 기자 <hjyun@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