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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 「소금 덜먹기」운동 번져 |"고혈압유발" 주범은 소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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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2면

인류의 발생이래 식탁의 재왕으로 군림해오던 소금도 점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고대 내륙지방의 주민에게는 생명의 원천으로,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의 영광과 예지의 비유로 받아들여졌던 소금이 이젠 고혈압을 유발하는 악당(?)으로 몰리게 되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금사용을 억제하자는 운동이 크게 일고 있는데 전국적인 조사에 따르면 이미 40%의 국민이 소금섭취량을 줄이고 있는 실정.
이렇듯 소금이 냉대를 받게된 것은 과다한 소금섭취가 미국의 연간 사망요인중 절반을 차지하는 고혈압의 주요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인 4명중 1명꼴로 어떤 형태로든 고혈암에 의해 고통을 받고있다는 사실도 소금의 과다섭취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2차세계대전후 소금이 첨가된 각종 가공식품·냉동식품의 소비가 급증면서 미국인의 소금섭취량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미국성인의 하루 소금섭취량은 2∼2·5 큰찻숟가락(약30∼37·5cc). 1티스푼의 소금에 함유된 나트륨은 1천9백38mg으로 2∼2·5 큰찻숟가락에 함유된 양은 인체가 필요로하는 하루 2백mg에 비하면 무려 20배나 되는 놀라운 양이다.
이미 70년대중반 여론과 정부 및 의학계의 비판에 의해 유아식에 소금을 첨가하는 것은 중단되었다. 이는 유아기의 과다한 소금섭취가 평생의 습관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인중 약3천5백만명이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가벼운 상태의 고혈압까지 포함한다면 약6천만명이라는 방대한 숫자에 달한다. 더우기 65세이상의 노인인 경우에는 거의 절반이 고혈압인 상태.
소금애호론자였다가 자신이 고혈압이 된이후 강력한 소금반대론자로 돌아선 식품칼럼니스트「클레이그·클레이본」은 소금명에도 담배갑에 처럼 「소금은 당신의 건강에 해롭습니다」라고 써붙여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료협회·심장협회, 또는 FDA(미식품의약국)등은 우선 각종식품에 첨가된 나트륨의 양을 표시하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료협회의 영양학자 「스테파니·그로코」는 『소금섭취의 감소와 체중조절은 고혈압환자의 혈압을 낮출수 있으며, 또한 초기단계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각종식품에 나트륨합유량을 나타내는 레이블을 붙이려고 하는 것은 소금과 나트륨이 그다지 없을듯한 식품에도 의외로 많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사과파이 한조각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2백8mg, 베이컨 4조각에는 5백48mg, 식빵한조각은 1백14mg, 콘플레이크 1컵에는 2백56mg, 토마토소스 1컵에는 무려 l천4백98mg이 함유되어 있다.
완두콩의 경우 깡통에 든 완두콩 큰찻숟가락 1개분에 포함된 나트륨은 30·8mg으로 보통완두콩 5·5파운드에 들어있는 양과 맞먹는다. 이는 무려 2백50배나 되는 양이다.
FDA의 고문「아디·헤이즈」는 금년말이면 적어도 3분의 1에서 절반에 이르는 기업이 그들이 생산하는 식품에 나트륨함유량을 부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제너럴푸드, 제너럴밀, 캠벨등의 대기업은 나트륨량의 표시를 일부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소금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은 담배가 암에, 콜레스테롤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비하면 불확실하다고 항의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볼때 소금이 고혈압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은 확실하다. 소금섭취가 많은 국가의 고혈압발생률은 확실히 높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본. 소금에 구운 생선, 소금과 식초에 절인 야채, 간장(큰찻숟가락1개당 1천29mg의 나트륨이 함유)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인의 하루 소금섭취량은 3큰찻숟가락에가깝다.
심지어 북부의 농촌지역은 6큰찻숟가락 이상의 소금을 섭취한다. 확실한 국가적통계는 아직 없지만 일본은 최고의 고혈압 국가의 하나로 손꼽힌다. 어떤지역은 40%의 주민이 고혈압인 경우도 있으며, 이로인한 뇌졸중은 최대의 사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처럼 복잡한 사회일 경우 스트레스등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보다 단순한 다른 사의를 예로 들어보자.
뉴기니, 아마존분지, 말레이지아의 고지대, 우간다의 벽지에 사는 원주민들은 거의 소금을 먹지 못한다. 이들 지역에서 고혈압발생은 별로없고 나이를 먹어도 혈압상승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나라에서도 소금 구득이 용이한 도시지역의 혈압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상승한다.
미스탠퍼드대의 「존·파콰르」박사는 1972년부터 3년간 캘리포니아 3개마을 주민 l천5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개마을은 30%의 소금섭취량을 줄이고 다른 1개마을은 평소처럼 먹게했다. 그 결과 소금섭취량을 줄인 2개마을 주민의 혈압은 다른 1개마을에 비해 6·4%가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렇듯 소금이 고혈압에 미치는 악영향이 드러남에 따라 소금판매량도 크게 감소하고, 염화칼륨등 대용소금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났다. 소금판매업자「모튼·노위치」는 자사의 소금판매량은 지난 5년간 10%가 감소했지만, 대용소금판매는 12%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소금을 사용치 않는 요리방법이 수록된 각종 요리책자와 요리강좌도 붐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컴퓨터제조회사인 마텔일랙트로닉스는 다이어트트렉이라는 수첩형태의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했다.
이 컴퓨터는 한개인이 섭취하는 칼로리, 콜레스테롤과 나트륨섭취량을 알려주며, 사용자가 적정선으로 미리 기억시켜둔 양을 초과하면 이를 경고해준다. <타임지3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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