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3채 이상 보유한 18만여 세대 전부 탈세 여부 정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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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3주택 이상 보유 세대 전체를 정밀 검증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가 있는 사람에 대해 다음달 중 세무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국세청이 다주택 보유자 전체에 대해 세금 탈루 여부를 정밀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3주택 이상 보유 세대(부부 합산 기준, 임대사업자 포함)는 18만874세대로, 이들이 보유한 주택은 75만1820채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3년 말의 16만1301세대, 59만6506채보다 세대 수는 12.1%, 보유 주택 수는 26% 증가했다.

국세청은 또 기획부동산업체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여 탈루 혐의가 짙은 95개 업체를 선정한 뒤 23일 일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 전산분석을 통해 세금 탈루와 명의신탁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부부 이외 자녀 명의의 주택 보유 현황에 대한 실사도 병행할 계획이어서 실제 검증 대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상률 국세청 조사국장은 "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를 억제함으로써 주택의 부분적인 공급 확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또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근원지가 기획부동산업체라는 판단에 따라 95개 기획부동산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한 국장은 "3월 말 법인세 신고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신고 내용을 토대로 집중 분석을 통해 세금 탈루 혐의가 큰 95개 법인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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