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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심호텔 가족들에 윙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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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 호텔업계는 주5일제 근무제를 맞아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노보텔강남. 금요일 오후가 되면 이 호텔 입구에는 '스마일, 잇츠 더 위크앤드'라는 깃발이 높이 올라간다. 직원들은 정복을 벗어버리고 티셔츠로 갈아입고, 로비에는 마스코트 캐릭터인 돌피가 나와 돌아다닌다. 플레이스테이션 등 각종 게임기를 갖춘 어린이 놀이방이 문을 열고, 수영장엔 바비큐 세트가 차려진다. 특급 비즈니스 호텔이 주말에는 레저 호텔로 탈바꿈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이 소비자들의 주말 여가 잡기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금요일 오후부터 적용되는 가족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동호회 모임 상품도 개발했다. 또 주말이 길어지면서 다른 사람들의 주말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예비 신랑신부들을 위해 주중 결혼식 판촉전도 벌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주5일제 근무 확산이 일반인들에게 호텔에서 즐기는 '도심휴양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일본이나 대만만 하더라도 내국인이 여가를 호텔에서 즐기는 문화가 확산돼 비즈니스 호텔의 내국인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며 "국내 비즈니스 호텔 이용객은 9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내국인 이용객을 늘리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이나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의 특급호텔들은 주말 가족 패키지 상품 판촉에 열을 올린다.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김포공항 가는 길에 있는 메이필드 호텔과 강남에 있는 노보텔강남과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은 기존의 서머패키지 등과는 차별화한 가족용 주말 패키지를 내놨다. 가족 패키지의 특징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영어로 진행하는 놀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마스코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놀이방과 게임방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 메이필드 호텔와 노보텔강남은 동반자녀의 침대나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기존의 패키지와 차별화하고 있다. 또 여가용 프로그램으로 수영.조깅.피트니스 등 각종 운동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도심 호텔들은 가족이나 친구, 동호회 모임 등을 겨냥한 식.음료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가족 모임 등은 뷔페 식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전문레스토랑을 주말에만 전문 뷔페식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밀레니엄서울힐튼 호텔에선 주말이면 비싼 일식을 4만원대(성인)에 뷔페로 먹을 수 있다. 웨스틴조선 호텔은 중식당 호경전에서 중국음식만으로 뷔페를 꾸민다. 결혼식 홀을 운영하는 호텔들은 주5일 근무제가 확산하면 토.일요일보다 금요일 오후가 가장 인기 있는 결혼 시간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주말 가족 호텔을 표방한 메이필드 호텔의 경우 아예 토.일요일은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한가하게 여가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라도, 혼잡한 결혼식은 주중에 하도록 유도하는 판촉전도 펴고 있다. 이 호텔은 주중에 하객 200명 이상을 예약하면, 예식 요금을 10% 할인해주고 허니문 객실 1박도 제공한다. 주5일제 근무 시행을 앞둔 시점이라 아직은 호텔 프로그램이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호텔이 내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여가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짜고 있어 앞으로 주말 프로그램이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가족 패키지 등은 원래 호텔 룸 가격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싼 것도 있다. 앞으로 호텔 주말 프로그램이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라는 게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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