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정에선 인터넷 못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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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북한 어린이들 사이엔 '시간을 뚝거먹는다'는 말이 유행입니다. 수업을 빼먹고 농땡이를 부린다는 말이죠. 텔레비전이 없는 친구가 집에 놀러와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은 '테레비 깍쟁이'로 부른답니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38) 사무총장이 최근 아동용 북한 길라잡이 책 '어린이 북한 바로알기'(청솔)를 펴냈다. 그는 "우리 어린이들이 북한 친구들을 좀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상을 재미있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도씨의 책에는 북한 어린이의 학교생활과 인터넷 이용실태 등이 삽화와 함께 소개돼 있다. 우리의 초등학교인 소학교가 4학년까지밖에 없다거나, 새 학년이 4월에 시작한다는 등의 차이점도 설명해준다.

"북한에서는 집에 컴퓨터가 없고 인터넷도 되지 않아요. 학교 등 공공기관에 가야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지요. 컴퓨터 용어들도 기억기(메모리), 내리싣기(다운로드)등 한국과 다르게 쓰는 게 많습니다."

도씨는 2001년부터 피랍탈북인권연대의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3년 전 중국 베이징(北京)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25명의 탈북자가 진입했을 때 이를 비디오로 촬영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중국으로 탈북한 납북 어부 이재근.김병도씨의 서울 귀환 등 납북자 구명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흥사단 통일운동본부 사무처장을 거쳐 서울시교육청 학교통일교육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책까지 쓰게 됐다.

도씨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북한의 실상을 객관적 시각으로 다루려 했다"며 "수익금의 일부를 북한 어린이 돕기에 사용하기로 출판사 측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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