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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IS 추종자들 시리아행 막히자 자국서 테러 모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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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북부에 있는 지방도시 베드포드셔에서 런던경찰청의 대테러 부대 요원이 25세 여성을 체포했다. 시리아에서 테러리스트 캠프에 가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날 런던에서 32세 남성도 같은 혐의로 붙잡혔다.

 런던경찰청이 최근 테러 용의자들을 속속 체포하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하고 런던에서 테러를 계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경찰서와 군 부대를 공격하기 위해 구글 스트리트뷰 서비스로 사전 답사를 했고 소음기가 달린 총기까지 구매하려고 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올 들어 테러 혐의로 체포된 사람만 200명이 넘는다.

 벨기에도 지난달 자국 출신 지하디스트(이슬람성전주의자)들이 테러를 모의한 걸 적발했다. 테러 대상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도 포함됐다고 한다. 당국은 그러나 안보를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호주도 최근 경찰과 정보요원 800여 명이 참여해 15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고 이중 가담 혐의가 뚜렷한 한 명을 기소했다. 토니 애벗 총리는 “IS가 호주 내에서 시민을 무작위로 골라 참수하라는 명령을 조직원들에게 내렸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IS는 지난달 대변인 성명을 통해 추종자들에게 “반IS동맹에 참여한 국가의 불신(不信)자들을 죽여도 된다”며 “불신자가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상관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죽여라”고 명령한 바 있다. 미국은 물론 영국·프랑스·호주·캐나다 등도 대상이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서구 정부가 자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IS 합류를 막자 이들이 자국에서 테러를 할 가능성이 커지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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