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할인 혜택 내세운 웨딩 상품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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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태욱
아이웨딩 대표

매주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름도 다 읊지 못할 만큼의 수많은 웨딩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막막한 결혼 준비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예비부부가 몰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어떨까. 많은 인파로 정신이 없는데다 부담스러운 호객 행위와 계약 유도로 실망감이 앞선다.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 대부분이 계약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보니 ‘계약’만 있고 정작 있어야 할 ‘결혼준비’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왜 이토록 많은 박람회가 열리고 계약에만 급급한 것일까.

 현재 대부분의 웨딩컨설팅사가 무리한 영업 전략과 가격 인하로 빚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부채를 갚기 위해 마련한 대안이 바로 박람회이다. 컨설팅사는 웨딩업체의 박람회 참석을 유도해 이른바 ‘부스비’로 불리는 참가비를 받아 부채를 갚는 실정이고, 웨딩업체는 밀린 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한다. 물론 모든 웨딩박람회가 다 그렇고 무조건 안 좋다는 것은 아니다. 박람회는 결혼 준비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단 두 가지는 명심하자.

 첫째, 할인 혜택에 현혹되지 마라. 막상 알아보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가격이 비일비재하다. 웨딩 상품은 공산품이 아니다. 휴대폰과 같이 구입만 하면 끝이 아니라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리는 결혼 준비 과정 속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서비스 관리다.

 둘째, 섣부른 계약은 지양해라. ‘계약만 하면 끝’이라는 식의 마인드가 팽배하다 보니 이후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 계약 해지를 요구해도 전액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4년간 웨딩 사업을 하면서 ‘무엇을 준비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 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예비 부부에게 이 얘기는 꼭 하고 싶다. “결혼 준비, 꼼꼼히 따져보고 해라, 인생 2막의 시발점인 결혼 준비를 10여분 동안의 상담으로 쉽게 결정짓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지 않은가.”

김태욱 아이웨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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