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낙방 2번…장사나 해보고싶은데…|사는길은 여러갈래…부모와 상의 하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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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
작년에 대학입시에 떨어지고 다시 재수를 한 재수생입니다.
작년에도 물론 너무 높이 쳐다보다가 낙방을 했지만요.
금년에도 끝까지 낮추지 않다가 또 낙방을 했읍니다.
그런데 제생각은 사실 딴곳에 있습니다. 재수해서 낙방한 저를 보기가 딱해서인지 식구들이나 주위사람들이 저보다 더 괴로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 별로 괴롭지가 않습니다. 대학진학만이 제인생을 결정하는 열쇠는 아니니까요.
전 오래전부터 레코드와 카세트를 파는 조그만 가게를 하나 갖고 싶었읍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저는 늘 음악을 들으며 음악과같이 살고 싶거든요?
게다가 자립을 위해서는 장사도 해야하므로 이왕이면 레코드 가게를해서 돈을 벌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끄집어낼수가 없읍니다.
제가 낙방한것이 아버지의 「일류병」탓이라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속 냉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싸우시는 것이 요즘은 「자식문제」인지 「부부의 갈등」인지 분간도 못할 지경입니다.
이런 와중에 장사밑천으로 대학에갈 학비만큼을 요구할까 하는데, 도무지 집안분위기가 펴지지를 않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하는것이 나쁜가요? <서울중곡동 p군>

<답>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대학진학을해서 무슨관리나 교수가 되고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것도 좋지만요.
교육을 받는 목적이 꼭 「어떤인물」이 되기 위해서만은 아니니까요.
「행복한 인생」을 살고 「좋은 국민」이 되기위해서가 아닙니까?
각오만 되어있다면 취미가 있는 방면의 장사를해서 대성을 꿈꾸어보십시오. 어머니·아버지께 상의를 잘해 보십시오. 박현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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