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엘살바도르 늪"에 한결음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 「레이건」 햅정부는 최근 점차 악화되고있는 엘살바도르사태와 관련, 정보수집용 구축함을 보내는가하면 24일에는 미주기구(OAS)에서 새로운 카리브해 군사및 경제원조계획을발표하는등 점차 관심을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비록 직접개입은 아니더라도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중남미에 얽힌 이해관계가 어느정도인가를 알수있고 현재 미국의 뒷마당에 해당되는 이지역이 어느정드 위험한 상태에 있는가를 시사하는 것이다. 「레이건」대통령이 24일 OAS정책연설에서 밝혔듯이 중남미에서의 좌익게릴라들의 배후에는 소련과 쿠바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맥시코의 유전지대와 미국측에서 볼때 지정학적 전략요충인 파나마운하가 틀림없다 (파나마운하는 미국의대서양함대의 대서양함대의 연결지점).
이 두가지 요소가 좌익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은 미국으로 볼때 발바닥에 가시를 꽂아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79년7월 「카터」대통령시절 미국은 인권을 앞세운어정쩡한 정책으로 니카라과를 좌익 산디니스타에게 넘겨주었고 그이후 엘살바드르 과테말라 온두라스등 우익보수독재정부의 국가들은 좌익게릴라들의 공세에시달리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전국토의 30%이상이 좌익게릴라들의 손에 들어갔고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대도시주변및 남서부지역에서도 게릴라들의 기습공격은 끊이지 앓고있다.
현재 4천내지 6천명의 좌익게릴라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정부군의 숫자는 2만2천명. 군사전문가들은 1명의 게릴라를 소탕하는데 정무군 10명이 필요하다고 계산, 현재의 정부군 숫자를 최소한 2배로 늘려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절대수가 모자란다는 이야기다.
이때문에 엘살바도르정부는 15세이상의 남자라면 닥치는대로 붙잡아 군복을 입히고 있지만 훈련미숙에 해이된 정신상태로 그나마 엉망이다.
이들은 고속도로나 정부중요기관·외국공관·학교·교회등울 경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 낮잠을 즐기는가 하면 무기를 팔아 생활비로 써버릴 정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큰 문제는 빈부의 격차로인한 국민의 좌익에 대한긍정적 태도다.중미지역에 뿌리깊게 내리고 있는빈부의 격차는 사회주의혁명의 온상이 뒤고 있는것이다.
또 정부군의 무자비한행동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1월 정부군은 수도산살바도르의 교외인 산 안토니오 아바드에서 20명의주민을 집밖으르 끌어내어 마을사람들이 보는 가운데고문을 하고 살을 베고는모두 죽여버렸다.
미국은 이들지역에 군사원조와 함께 경제원조를함으로써 생활조건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있다.
미국은 또 l천명의 엘살바도르장교를 미국에 데려다 조지아의 포트 베닝에서 14주간 비정규전훈련을 시키고 있지만 좌익게릴라들이 쿠바에서 게릴라훈련을 받고 공산주의사상으로 무장돼있어 게릴라소탕작전은 군사적으로도 쉽지가 않다.
「레이건」대통령은 취임전부터 힘으로 소련의 팽창전략을 막겠다고 공언하고 그 테스트케이스로 엘살바도르를 삼았지만 미국으로서는 언뜻 전면개입할수도 없는 입장이다.
「레이건」의 중남미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74%가 미국이 엘살바도르에직접개입하면 제2의 월남화가 될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스위크지여론조사).
미국은 79년 니카라과의「소모사」정권이 한참 좌익의 공세에 시달릭때 OAS의 산하기구로 범아메리카방위위원회를 결성하기위한 『플랜찰리』라는 계휙을 세운적이 있다. 이 계획을 바탕으로 지금 이지역에서는 우익세력을 조직화하는 범아메리카평화군을결성하자는 논의가 높아가고 있다. 3월에 있을 엘살바도르의 총선은 이러한 싯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있다. 현 「두아르테」대통령정부가 무너지면 혼란으로 치달을 것이고 신임을 얻는다해도 좌익의 더욱 치열한 공세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벌써부터 좌익게릴라들은 총선방해공작을벌이고 있고 작년l월 실패한「마지막공세」의 만회작전을 이번 총선을 기해다시한번 필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규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