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서의 개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광복이후 시판이 금지되었던 공산주의관재 기적의 일부가 출판및 시판허용되리라고 한다.
이것은 물론 지금까지의 관례 보거나 일반의 통념으로 보아 놀라운 변다.
문공부당국자가 이조치에 즈음해서『국가보안법등 현행법의 범위내에서저촉되지 앉는』이라는 단서를 달고있기는 하지만 분명 이것은 창기적조치에 틀림없다.
그것은 어느 의미에서 정부가 지향하고있는 적극적인 통일정책의 일환이며 국제화시대에 상응한 개방정책으로 평가할만한 용기있는 결단이라 할수도 있다.
과거 우리 역대정권들이 북한과의대결이라는 상식위에서 신경질적으로보여주었던 공산주의에 대한 알레르기반응습관에 비추어 보면 이번 정부의 조처는 실로 격단의 고차적 대응으로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그것은 특히 이번 공산주의 관계서적의 출판허용과 발맞추어 오는 2학기부 서울대학교에서 이데을로기비판교육이 질시된다는 소식에서도재확인된다.
과거 6·25전쟁의 경험속에서 우리는 공산주의의 모순과 비리를 체험했거니와 그것은 생존을 위한 전쟁의 긴박한 현실속에서 느껴진 감정이며 오늘의 우리 젊은이들은 감정적적대보다는 이론적 근거에 더 많은관심을 갖고싶어 한다.
그런 현실에서 우리·젊은이들은 당연히 논리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우리 체제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확인하려고 한다.
우리 체제의 정당성과 우윌성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근본적 요건이거니와 소극적으로 저들 체제의 부조리와 모순을 이론적으로 또 현질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우리의 상대적 우의를 확인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논리에서 우리가 저들 체제의사상적 근거가 무엇이며 현질에서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고 변용되었는가를 속속들이 알고 대비할수 있어야한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하겠다.
그와같은 원칙상의 문제말고도 정부의 조처엔 두가지 현질적인 이탄이 있다. 하나는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손자병법적인 이익이며 다른 하나는 공연한 금기로서 감추기만하던 상대방의 논리를 백일하에드러내 보임으로써 혹 지적 호기심에빠져 그릇된 환상에 잦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균형감각을 회복시켜 냉정한 비판의 눈을 갖게 한다는 이익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우리사회 현실에에서 매우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것은 우리 젊은 대학생들이 흔히안보의 부만을 호소하고 폭발시키는 과정에서 비밀서클을 통해 공상주의관계 서적을 탐독하며 그 서적의 개념들을 절대적 진리로 신봉하게 되었던 것은 그동안 젊은이의 호기심을 오히려 조장해온 우리 정부의 그간의 정책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점에서 이번의 조처들은 사태를잘 파악한 통찰과 용기의 결실이다.
그러나 이번 조처를 보면서 몇가지 주의를 환기할 필요를 느끼기도한다.
그것은 이같은 조처가 획기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인만큼 모 신중하고 철저한 연구와 대비를 동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말할것도 없이 금서의 허용이 곧공산주의에 대한 인정일수 엾는 것이 우리의 현실임은 분명하다. 그 정책에는 상응한 공산주의 이논연구의 축적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한다.
오늘의 현실에서 우선 본격적인 연구의 길이 얼마만큼 트이는가도 문제이거니와, 지금까지 변변히 키워논 연구인력없이 이데올로기 비판교욱이 질현될매 그것이 얼마만큼 층질한 것이될 것인가도 문제임을 깊이 생각해야겠다.
또 금서의 허용범위도 분명히 제시되어야겠다.출판과 판매의 허용범위도 문제이지만 지금까지 무조건 금지되었던 이 관계 외서의 수입도 이에 맞게 가농한한 폭넓게 허용되어야겠다.
그런 배려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2O세기후반을 사는 인문으로서 그것이 무엇이되든 이데올로기라는「허위의식」에 현혹되어서는 안되며 언제나 독자적으로 사태를 분석하는 지적 비판능력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인식을 새삼 강조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