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출동 일부 주력부? 지휘관들 정책소외에 불만 "당하기 전에 손쓰자" 세력 규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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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붙잡힌뒤 예편원 써>
『7월1일 새벽으로 기억합니다. 박 소장이 상임위원들을 비상소집했어요. 그는 이 자리에서<장 의장을 체포해야겠다>고 밝히더군요. 박 소장은 <장 의장을 중심으로 반혁명음모를 꾸미는 것 같다. 문재준의 헌병증대가 필요이상의 경호를 하는 등 낌새가 수상하다. 장 의잠을 끝까지 모시려고 했는데 그를 믿을 수가 없다>고 합디다. 모두들 「올 것이 왔구나」로 받아 들었지요.』
장도영씨도 미국서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했다.
그 일부.
『내 스스로 겸직을 줄이려 했어요. <국방장관·내각수반은 다른 사람을 골라라. 나는 육군참모총장으로 육군을 거느리기도 힘들다>라고 했어요. 이것이 최고회의에서 논의되던 일입니다. 최고회의가 전 해군본부자리로 옮겼을 무렵입니다. 나는 최고회의 의장직도 내놓겠다고 했지요. 내가 두번째 그 얘기를 꺼냈더니 옆에 있던 이주일 장군이 <무슨 소리냐>고 하더군요. 43일만에 물러나던 날은 중앙청내각수반실에 있었는데 부관이 <총들고 들어 온답니다>라고 보고해 왔어요.
그들이 내방에 들이닥쳐 집으로 안내해 가더군요. 집에 갔더니 이미 그들이 집을 지키기 시작했읍니다. 얼마 있더니 육본에서 연락이 왔어요. 예편하는게 좋겠다고….그 자리에서
「예편원」이라고 종이에 몇자 적어 보냈지요. 그리고 다음에 온 것이 반혁명이라는 조사였지….』
장 의장이 사퇴한 3일 최고회의는 박 부의장을 의장으로 선출하여 「혁명의 강자가 마침내 표면에 부상」(당시의 외지보도) 하게됐고 반혁명에 가담한 송찬호·박치왕·김제민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최고회의는 이제까지 부의장이 맡도록 되어있던 상임위원장직을 의장이 겸임토록 법을 고쳐 박정희 의장이 명실상부한 제1인자가 되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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