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먹고 덜 쓴다"「샐러리맨 구두쇠 작전」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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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샐러리맨들의 쓰임 세에 비상이 걸렸다. 택시 안 타기, 버스토큰 한달 치 사기, 구내식당이용하기, 코피안마시기, 담배끊거나 줄이기, 외상 술 안마시기, 헌옷·구두 고쳐 입고 신기 등 구두쇠 작전이 한창이다. 이를 위해 하루용돈을 2천원으로 묶고 비상금도 지니지 않는다. 특히 올해 직장인들의 임금 인상폭이 10%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덜먹고 덜 쓰기」로 적자 인생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직장인들 사이에 두드러지고 있다

<교통비>
회사원 문도환씨(29·H건설 해외관리부)는 올 들어 택시 안 타기를 절약 수칙1호로 정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문씨의 하루 용돈은 2천원. 점심식사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5백원짜리로 해결한다해도 담배 값과 사소한 잡비를 제하고 나면 아예 택시 탈 엄두를 못 내게 마련.
문씨의 경우 출근 땐 통근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한달 치 퇴근 용 토큰 30개를 월초에 미리 사둔다.
통금이 있던 시절엔 귀가가 늦어지면 합승 택시를 잡기 위해 아귀다툼을 해야 했지만 이젠 느긋하게 버스를 탈수 있어 샐러리맨들에겐 퍽 다행스러워진 셈.

<점심 값>
집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점심 한끼가 샐러리맨에겐 큰 부담이다.
주머니사정도 고려해야 하지만 구미에 맞는 식사를 찾다보면 한정이 없기 때문.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는 곳이 스낵코너. 김밥과 우동·햄버거·우유 등이 샐러리맨들이 즐겨 찾는 메뉴.

<코피>
점심 후에 으례 마시는 코피는 다방대신 자동판매기를 이용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소파까지 마련해 두고 이를 권장하고 있다.
「코피타임」이란 호젓한 시간이 없어져 아쉽긴 하지만 1백50원 절약이 샐러리맨에겐 큰 도움이다.

<술 값>
샐러리맨들의 용돈 중 가장 큰 몫이 술값. 지난 한해 동안 우리나라사람이 술에 소비한 돈이 1조2천7백억원에 이른다니 가히 짐작할 만 하다.
D항공직원 이만동씨(27)는 업무관계가 아닌 친구·동창과의 술자리는 되도록 술집을 피한다. 집에서 조촐한 술상을 차려 대화를 나누다보면 친밀감도 깊어지고 비용도 절반이상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연운동>
건강도 지키고 용돈도 절약키 위해 담배를 끊거나 줄이는 금연 및 절연운동이 직장인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인 K기업 상무 L씨는 틈나는 대로 사내교육시간을 이용, 금연에 도움말을 주고있다.
또 S그룹 직원들은 한 갑으로 이틀 피우기, 한 개비로 두 번 피우기 등 절연운동을 펴고있다.

<의복·구두>
양복·구두·넥타이 등 목돈을 들여야하는 물건은「고쳐 쓰기」가 유행이다.
구두의 경우 굽과 밑창을 갈고 염색까지 해 새 구두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7천∼8천원.
양복은 깃의 넓이가 자주 바뀌어 최근엔 좋은 깃이 유행이다. 유행이 지났다고 버려 두지만 말고 1만∼2만원만 들이면 구식양복이 최신 유행 복으로 탈바꿈된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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